#샵스타그램 - 청주 금천동 갤러리카페 '정스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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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7 16:57:23

[충북일보] 청주 금천동의 한 골목에 들어서면 푸릇한 마당 너머로 화려한 색채감의 건물이 보인다. 들어서는 순간 깔끔한 실내의 전시물과 커피향이 반긴다.

익숙한 듯 독특한 집 구조를 따라 계단을 오르거나 내린다. 끝났나 싶으면 다시 방, 반쯤 지하같은 공간과 다락 느낌의 공간도 있다. 눈이 닿는 곳마다 감상할만한 것들로 가득하다. 갤러리카페 다운 면모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움직이는 발걸음에 자연스레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밖에 없다. 세월이 묻은 가옥을 여기 저기 어루만져 새롭게 꾸몄다. 무엇 하나 가벼이 보이지 않는다. 벽에 걸린 작품과 숨겨진 듯 놓인 물건이 조화롭다.
ⓒ@갤러리정스
수십년 전 사용하던 다리미와 요강, 시계와 악기도 하나의 작품으로 기능한다. 담 넘어 재건축하는 주택에서 사용하던 문도 이곳에서 멋스러운 탁자로 새옷을 입었다.

자칫 어두울 수 있는 내부를 은은하게 밝히는 조명에도 배려가 느껴진다. 관람을 위한 최적의 조명이다. 벽마다 걸린 작품들이 빛과 조화를 이루며 벽면 하나가 독립적인 전시관이 된다.

차 한잔 즐기며 풍요로운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 전시가 이어지는 이곳은 청주 금천동의 작은 골목을 지키는 40년 된 가옥이다. 박수정 대표의 이름을 넣어 정스다방이라고 이름지었다. 수정씨만의, 정스러운 문화 공간이다. 할아버지가 지으셨지만 잠시 놓아두었던 이 집을 생활 터전으로 바꾼 것은 십 여년 전이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관련 업계에서 일하던 수정씨는 교육가로 10여년간 일했다. 내 아이에게 좀더 신경쓰지 못하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아이가 마음껏 뛰며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오래된 주택을 선택하고 재정비 했다. 마당과 주택이 다시 보인 것은 아이가 자라고 난 뒤다.

훌륭한 교육장소가 됐던 주택은 붓글씨와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는 자신을 위한 공방으로 다시 꾸렸다. 그리고 또 한번의 변화를 꿈꿨다. 400년 전통의 가양주를 만들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늘 지역 문화와 가까이 했던 배경이 한몫했다.

해외 교류전까지 섭렵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이어가던 중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훌륭한 작품으로도 시민들에게 충분히 다가서지 못하는 지역 예술인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량과 공간을 빌어 문화 중매쟁이의 역할을 하고자 마음먹었다.
지난 8월 청주시의 동네기록관으로 선정되며 막연했던 꿈에 탄력을 받았다. 가치있는 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스다방을 꾸몄다.

정스다방의 전시를 위해 작업하는 작가들도 각자의 기억과 새로운 영감으로 이채로운 작품을 내놓곤 한다. 지역 작가와 시민 모두에게 의미있는 장소이자 작가와 시민 사이의 벽을 허무는 문화공간이다. 한달에 3주 가량은 지역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1주일 정도는 유동적인 활동을 이어간다.
곳곳에 숨겨진 동네 사람들의 물건을 찾는 재미도 있다. 수십년 자리를 지키다 사라진 우체국의 작은 간판이나 약국 구석에서 사용하던 다리미, 자개가 인상적인 장식장도 있다. 금천동 골목의 소소한 역사를 정스다방 어딘가에서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이다.

수정씨는 이 골목을 지나던 할머니도 스스럼없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차 한잔 즐기러온 동네 친구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전시를 만끽하는 문화충전소가 되는 것이 목표다.

선뜻 미술관이나 전시장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면 정스다방에 먼저 들러보자. 중매쟁이 역할을 자처하는 수정씨가 나서지 않아도 공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동네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작품들을 그저 마음 가는데로 감상하면 그만이다. 정스다방을 나설 때 쯤엔 마음 한편에 숨어있던 문화적 소양을 발견할 지 모른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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