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도내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일자리 확충과 산업 발전에 따른 환경 보전 문제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인을 자연스럽게 경제주체로 받아들이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산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행복나눔기금'을 조성,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4월 26일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 '행복교복' 센터를 설립했다. 운영 3년차에 접어든 행복교복 사업은 지역 노인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쓰레기로 버려질 우려가 큰 중고 교복을 재사용해 자원절약·환경보호 효과도 거두고 있다. 사회 문제로 대두는 노인 일자리·환경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는 행복교복 사업 현장을 찾아봤다.
손성봉(오른쪽)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 단장과 이충연 청주서원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성홍규기자"요새 교복은 품질이 정말 좋습니다. 버리기 아까운 교복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노인들이 일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손성봉(70)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 단장은 '고마움과 행복'이라는 말로 사업의 의의를 정한다.
지난 2018년 행복교복 사업 초창기부터 참여한 손 단장은 물론 30여 명의 노인들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고맙다'고 입을 모은다.
손 단장은 "집에서 할 일도 없이 놀던 게 언제인가 싶다. 행복교복 사업이라는 일자리가 있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며 "옷을 기증하는 학부모들이 '아이가 못 입는 교복을 편히 기부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좋다'고 말한다. 기증 받는 우리 입장에서 더 좋고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고 급여를 받으면 손주들 용돈 주는 게 큰 재미"라며 "서울 사는 손주들이 놀러오면 내 손을 잡고 집 근처의 장난감 가게로 이끈다. 생각보다 비싼 장난감을 내가 번 돈으로 사줄 수 있다는 데서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매일매일이 즐거운 날이지만, 사업 과정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원하는 교복이 없어 빈 손으로 돌아서는 학부모와 학생을 볼 때다.
손 단장은 "학교나 학부모로부터 기증받은 교복이 한정적이다 보니 원하는 학교의 교복이나 사이즈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서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을 관리하는 이충연(28) 사회복지사의 가장 큰 보람은 사업 참여 노인들의 '미소'다.
이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이 일상생활과는 조금 다른 행복교복이라는 조직 안에서 함께 웃고 말씀 나누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손 단장님과 교복을 기증한 학교에 수거하러 갔을 때도 많은 양을 나르느라 힘들었지만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힘든 것도 잊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복을 급히 구하러 온 학부모가 마음에 드는 교복을 구매한 뒤 안도하며 굉장히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같이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사회복지사의 교복을 구하지 못해 돌아서는 발걸음을 더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사회복지사는 "지금은 '교복이 부족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지역 각 학교와 학부모 여러분이 교복을 활발히 기증해주셔서 더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성홍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