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항공운항증명

2020.10.19 17:22:23

[충북일보] 에어로 케이(Aero K)는 요즘 죽을 맛이다.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취항도 함께 지연되고 있다. 날아야 만사형통인데, 그러질 못한다. 안타깝다.

*** 선한 의도에 허송세월

청주국제공항 주기장엔 지금도 항공기 1대가 방치돼 있다. 지난 2월부터 벌써 9개월째다. 에어로 케이(Aero K)의 A320기종이다. 180석 규모 항공기로 8월부터 제주노선을 운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늪에 빠졌다. 바이러스 안개에 갇혀버렸다. 짙은 안개가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한다.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AOC 발급 소식은 아직도 없다. 취항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막막하다. 벌써 1년 가까이 허송세월이다. AOC 미발급으로 영업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매달 수십억 원의 고정비만 지출되고 있다. 날개도 펴기 전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기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항공사들은 어쩔 수 없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청주공항엔 현재 국내 항공사 6곳이 입점해 있다. 에어로케이도 시장에 진입하면 예외일 수 없다. 살아남을지 우려돼는 건 이런 상황 때문이다. 국토부가 AOC 허가시기를 조절하고 있다는 말이 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 시간 끌기란 분석도 있다. 출혈경쟁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소문도 있다. 항공업계 전반은 이미 침체 속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에어로케이의 첫 목표는 청주~제주 노선 취항이다. 청주공항 이용률은 김포, 김해 다음으로 높다. 제주행 노선 이용객 수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해외 노선이 없다 보니 이 노선이 최대 시장이다. 노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탐탁하게 여길 리 만무하다. 가능한 한 진입 자체를 막고 싶은 게 당연하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최소 3년간 의무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청주~제주 노선 외에는 이렇다 할 노선이 없다. 사실상 노선이 제주로 한정돼 있다. AOC 취득 직후 첫 취항부터 기존 항공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힘든 경쟁도 AOC가 발급돼야 해볼 수 있다. 이기든 지든, 살아남든 도태되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그런 기회조차 없다. 그저 처분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당초 에어로케이는 올 3월 국내선 취항을 준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취항 일정은 대폭 연기됐다. 항공기는 주기장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에어로케이는 일단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AOC가 발목을 잡았다. 기대했던 대로 되지 않았다. 8월이면 될 것 같았지만 벌써 2개월이 더 지났다. 이마저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국토부의 이상한 행동은 충북도민들과 에어로케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답변이 좀 의심스럽다. AOC 발급 지연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미흡한 사항 있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뭐가 미흡한 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혹여 선한 의도라도 일방적 규제라면 무책임하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반이 어렵다. 국토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국토부가 나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에어로케이의 AOC 발급을 늦추는 게 능사는 아니다.

*** 국토부 신속 발급 절실

국토부는 그동안 항공면허 공급과잉 지적을 받아왔다. 공급과잉은 결국 항공업계 구조조정을 불렀다. 출혈경쟁과 실적하락이 주요 원인이었다. 국토부는 주무부처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에어로케이 AOC에 대한 국토부의 태도는 어떤가. 혹여 기존 항공사들의 반발을 우려한 발급지연은 아닌가. 흉한 심보는 아닌지 잘 따져봐야 한다. 기대의 시간이 지나가면 평가의 순간이 다가온다. 선한 의도로 시작했어도 어리석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정부가 사회적 균형 발전과 위기 타개를 위해 나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시행하는 정책들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진 못한다. 반대로 지금의 절대위험이 앞으로 절대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토부의 조속한 에어로케이 AOC 발급을 기다린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