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성공하려면

2020.09.27 17:59:02

[충북일보] 청주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마침내 실현된다. 관련 조례안이 지난주 청주시의회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시행 기록을 세우게 됐다. 청주시의회는 지난 24일 제57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리위원회'가 운영을 맡게 된다. 청주시는 버스 운송업체의 적정 수입을 보장해줘야 한다. 대신 노선 변경과 증차 권한 등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독립기구로 운영된다. 표준운송원가 산정, 운송 수입금 관리 및 배분, 재정지원 신청 및 정산 업무를 처리한다. 운행실적에 표준운송원가를 적용해 수입금을 배분한다.

하지만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이미 '돈 먹는 하마'란 꼬리표를 붙이고 있다. 청주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1년 예산은 351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갱신 주기는 3년이다. 시행 전 청주시가 면밀히 검토해야 할 일들이 많다. 우선 시내버스 업체의 경영개선이 필요하다. 자칫 청주시가 과다한 재정부담 등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운행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지자체가 강압적으로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혈세 낭비 방지 시스템부터 만드는 게 순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장점은 아주 많다. 우선 지자체의 운행관리로 시내버스의 공공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한 마디로 서비스질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적자가 발생하면 시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첫해 820억 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2018년 5천400억 원으로 늘었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준공영제를 도입한 7개 광역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시행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로 가기 위한 준공영제를 시행도 하기 전 실패 위기에 처한 지자체도 있다. 강원도 춘천시민버스 단독 주주인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춘천시민버스에 대한 주주 포기를 선언했다.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 관계자는 " '노·사·정 협의체'에 조합이 가지고 있는 춘천시민버스 지분 100%를 이양하고 조합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며 "노·사·정 3주체가 협의해 1개월 이내에 어떤 해법이나 답변이 없다면 지분매각과 조합해산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청주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처음이다. 2014년부터 줄기차게 논의돼 온 사안이다. 하지만 운송원가 등 세부항목에 대한 이견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청주시는 결국 공익적 가치와 경영투명성을 우선했다. 편법과 불법 부당경영에 대한 사전 예방과 투명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 감독과 통제, 징벌이 강화된 이유다. 청주시와 업체의 갑을 관계 형성을 우려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준공영제가 아니라 공영제에 가깝다는 항변도 있다. 이른바 다른 지자체의 준공영제와 다른 '청주형 준공영제'다.

청주시의 준비는 비교적 꼼꼼하고 철저하다. 하지만 더 살펴야 한다. 먼저 시행에 나섰던 광역단체들의 실패를 반면교사 해야 한다. 청주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까닭은 너무나 분명하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세금이 너무 많이 든다. 앞서 밝힌 대로 첫해 351억 원이 예상된다. 버스 회사의 인건비와 기름 값 등이 오르면 세금 투입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얼마가 더 들어갈지 잘 모른다. 시내버스 업계의 경영효율화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실행은 실패를 부를 수밖에 없다. 허술한 준비는 청주시가 버스업체에 끌려 다닐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청주시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중요성과 철저한 준비를 번갈아 강조했다. 그 이유는 한 가지다. 혈세를 담당하는 시민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만사형통(萬事亨通)이려면 더 살펴야 한다. 준비가 성공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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