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잎 하나가

2020.09.24 19:11:05

잎 하나가
                 김호숙
                 충북시인협회


잠시 걸음 멈춰보라고
예서제서 인기척
내게 얼굴 보여주고 가겠다고
곱게 차리고 매달려 있는
저 의리의 가을 숲, 잎새, 잎새
그래, 그래, 정이란 이런 거지
훌쩍 못 떠나고 기다려 주고
손 흔들어 주고
끄덕끄덕 지켜봐 주고
떠나고 나서도 가끔은
있던 자리 서성여 주고 그런 거지
바쁜 마음 눌러 앉히는 단풍잎 하나
툭 내게로 온다
아는 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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