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은 대기업 진입장벽

*통계청 첫 '2018년 일자리이동통계'
중소기업 → 대기업 이동자 비율 9.4%
전년도 9.2%… '하늘의 별따기' 여전
대기업 → 대기업 35.5%… 전년도 33.0%
"경력직 블라인드 채용 사실상 불가능… 중기 출신은 능력 떨어진다는 선입관"

2020.09.24 20:44:38

기업규모별 일자리 이동률(단위: %)

ⓒ통계청
[충북일보]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대기업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중소기업에서 타 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중 대기업으로 진입하는 사람은 10명 중에 1명도 되지 않았다. 또 중소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비율은 대기업보다 크게 낮았다.

24일 통계청은 근로자의 일자리 이동 경로를 다각적으로 파악해 고용·미래 일자리 지원정책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2018년 일자리이동통계'를 작성해 발표했다.

이 통계는 행정자료(등록취업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제도권 밖의 취업자는 제외된다. 이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수와 차이가 발생한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등록취업자는 총 2천383만7천 명으로 전년도 2천337만9천 명보다 45만9천 명 증가했다.

2017년 일자리가 2018년까지 유지된 근로자는 1천600만1천 명(67.1%), 2018년 일자리 진입자는 389만2천 명(16.3%), 일자리 이동자는 394만4천 명(16.5%)이다.

기업규모별 일자리 이동현황(단위:%)

ⓒ통계청
'일자리 이동자'는 이직자를 의미한다. 근로자 10명 가운데 2명 가까운 숫자가 지난 2018년 일자리를 이동했다는 얘기다.

2018년 기업규모(대기업, 중소기업, 비영리기업)별 일자리 이동을 보면 진입률·이동률은 중소기업이 높고, 유지율은 대기업이 높다.

유지율부터 보면 대기업은 76.0%의 비율로 일자리가 유지됐다. 중소기업은 62.5%, 비영리기업은 75.7%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만 비교할 경우 대기업의 유지율이 13.5%p 높다.

이동률은 중소기업이 19.2%로 가장 높다. 대기업은 12.9%, 비영리기업은 10.4%다. 진입률은 중소기업 18.3%, 대기업 11.1%, 비영리기업 13.8%다.

2018년 전체 이동자 394만4천 명 가운데 기업규모별 이동자 비율은 중소기업이 75.9%(299만2천 명)로 가장 많다. 대기업은 11.7%(46만 명), 비영리기업은 12.5%(49만2천 명)를 차지한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탈(脫) 중소기업'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떠난 근로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다른 중소기업으로 이동한다. 중소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83.4%다.

중소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9.4%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에서 비영리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7.1%다.

대기업 진입의 벽은 앞선 년도에도 높았다.

2017 중소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9.2%다. 1년새 0.2%p 증가한 셈이다.

대기업 근로자의 일자리 이동과 비교하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대기업 진입장벽이 더 높아 보인다.

대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35.5%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한 비율(9.4%)보다 26.1%p 높다.

앞서 2017년 대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33.0%다. 1년새 2.5%p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이다. 2018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57.3%로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대기업에서 비영리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7.2%다.

충북 도내 한 IT업체 근로자는 "블라인드 채용이 활성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경력직의 이직은 사실상 블라인드 채용이 될 수가 없다. 경력을 기술하면 다 드러나게 돼 있다"며 "대기업에서 경력직을 채용할 때 중소기업 출신이라고 하면 일단 능력이 떨어진다는 선입관을 갖고, '저임금·고강도 노동력'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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