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시도별 순이동률
ⓒ통계청
[충북일보] 세종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와 함께 수도권 인구 분산을 주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대표적 도시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수도권(인천 제외)에서 세종으로 온 사람보다 세종에서 수도권으로 빠져 나간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집값이 급등한 게 주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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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는 전국 모든 시·도에서 세종으로 순유출
통계청은 매월 단위로 전국 인구 이동 통계를 발표한다.
이에 충북일보는 올해 1~8월과 지난해 같은 기간 세종시와 나머지 16개 시·도 사이의 전출·전입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올 들어 8개월 간 전국에서 세종으로 순유출(전출-전입)된 인구는 총 5천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천89명)보다 1만1천44명(68.6%) 적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가장 주된 이유는 세종시에서 새로 지은 집이 크게 줄어든 데에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세종에서 준공된 주택은 총 791채로, 작년 같은 기간(7천530채)보다 89.5% 적었다.
감소율이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전국 평균(6.1%)의 14.7배나 됐다.
이처럼 공급이 부족한 데다 최근 여당(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제기한 '행정수도 세종 이전'이 전국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세종시 집값은 폭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24일 발표한 전국 아파트 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올 들어 9월 3주(21일 조사)까지 세종의 가격 상승률은 매매가 37.06%, 전세는 32.37%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매가 3.69%, 전세가 5.74% 떨어진 것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작년까지 전국 모든 시·도에서는 세종 전출자가 세종에서 전입하는 사람보다 많은 '순유출'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올 들어 8월까지 기준으로 △서울 △경기 △충북 등 3개 시·도는 세종에서 해당 지역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더 많은 '순유입'으로 바뀌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세종으로 순유출된 인구(전출자 수-전입자 수)가 1천145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이 기간에는 세종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더 많아지면서 -331명을 기록했다.
또 경기에서 세종으로 순유출된 인구는 지난해 1~8월 1천309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374명으로 역전됐다.
올 들어 경기에서 세종으로 전입한 사람보다 세종에서 경기로 전출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올 들어 세종과 충북 사이 인구 이동도 역전
지난해 1~8월 충북에서 세종으로 전입한 사람은 세종에서 충북으로 이사한 사람보다 1천94명 많았다.
그러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세종에 대한 충북의 순유출 인구가 -610명을 기록했다. 세종과 충북 간의 집값 격차가 커지면서, 세종에서 충북으로 이사한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전은 세종시로 인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대표적 도시다.
지난해 1~8월 대전에서 세종으로 순유출된 인구는 8천699명으로, 전국(1만6천89명)의 54.1%였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하는 3천736명이었으나,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1%로 크게 높아졌다.
13개 시·도와 달리 △대구 △전남 △경북 등 3개 지역은 올해 1~8월 세종으로 순유출된 인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았다.
1년 사이 △대구는 224명에서 234명 △전남은 227명에서 253명 △경북은 292명에서 355명으로 각각 늘었다.
한편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올해 8월 인구가 순유입(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더 많음)을 기록한 곳은 △세종 △경기 △제주 △강원 △충북 △대구 △충남 등 7곳 뿐이었다.
또 해당 지역 인구를 기준으로 삼은 순유입률은 △세종(2.8%) △경기(1.5%) △제주(1.0%) 순으로 높았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