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능소화

2020.09.20 17:53:09

능소화
                   안애정
                   충주 문향회



구중궁궐 안에서
단 한 번 하늘을 섬겼지만
그 하늘 다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한 뼘 그늘도 만들지 않는
기세 좋은 햇볕에 굴하지 않고
담 넘고 넝쿨 뻗어 꽃을 피웠지만
돌아 보아주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생목숨으로

떨어지니
비무리가 하늘을 열었습니다

내리는 무더기 비에
화염火焰ㅡ의 꽃
기다림으로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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