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중기 하반기 채용 '급냉'

현재 고용인원으로도 생산 '충분'
"일거리보다 직원이 많다고 느껴"
전국 중기 취업자수 5개월 연속 감소
신규채용 예정 49.3%… 전년비 11.8%p ↓

2020.08.24 20:28:22

[충북일보] "하반기 채용이요? 가능할 리가 없지않습니까."

충북 도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고용상황이 악화일로다. 올해 하반기 채용문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그라드는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그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됐고, 시민들은 외출을 줄였다.

도내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4~5개월 전 코로나19 사태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상시로 되돌아간 기분마저 느낀다.

24일 도내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수의 업체는 올해 하반기는 추가 채용계획이 없다. 일거리가 없는데 굳이 추가 채용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다.

도내 중부권에서 플라스틱 병입 작업을 하는 한 중소업체는 올해들어 단 한 명의 직원도 추가로 채용하지 않았다.

이 업체는 지난해 연말께 30여 명의 직원이 주 5일간 근무했다. 직원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 50시간 안팎이었다.

잔업이 있는 날은 수 명의 직원이 남았고, 직원들이 번갈아가며 추가 잔업을 했다.

이 업체 대표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올해 초 '여름이 되기 전 10여 명 추가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름철에 특수를 기대해서다.

하지만 2월 말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추가 수주는 이뤄지지 않았다. 30여 명의 직원이 주 5일간 총 40시간 근무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생산량이 줄었다.

A씨는 "직원들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는 없어서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직원을 제외하고는 총원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들어 개인사유로 그만 둔 직원은 2명이고, 추가로 채용한 직원은 없다. 일거리보다 오히려 직원이 많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초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는 듯해서 가을·겨울 상품을 준비, 추가 채용도 생각했었지만 마음을 접었다"며 "또다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올해들어 전국적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추가 채용은 언감생심이다.

중소기업 연구원의 '8월 중소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2천441만9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3만3천 명(1.3%) 감소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올해 월별 감소 인원은 △3월 28만1천 명 △4월 53만8천 명 △5월 46만3천 명 △6월 40만3천 명 △7월 33만3천 명이다.

올해 채요용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 비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인쿠루트가 최근 상장사 5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회사는 57.2%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 중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회사는 49.3%에 불과했다. 지난해 61.1%에서 11.8%p 낮아진 수치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채용인원은 3만1천여 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하반기 4만4천821명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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