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지역 수해 발생원인은

불가항력 외 인재 거론, 지반이 왜 약해졌나
무분별한 개발행위 피해 키워, 낡고 허술한 시설 관리부족
과수화상병 매몰작업…토사유출 원인

2020.08.06 18:03:04

처참한 과수원 전경.

ⓒ윤호노 기자
[충북일보] 2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충주지역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 폭우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충주시 내에서도 산척면, 엄정면, 소태면, 앙성면으로, 주로 충주 북부권에 위치해 있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는 단시간, 또 밤과 새벽 시간에 물폭탄이 내려 제 때 위험에 대처하기 힘들었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욱이 지난달부터 많은 비가 내려 약해진 지반이 갑자기 내린 폭우를 견디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해 복구 현장.

ⓒ윤호노 기자
먼저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행위가 이번 수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하면서 축대를 많이 쌓는데 이번 폭우에 무너지면서 토사와 같이 흘러 소하천을 막으면서 범람의 원인을 제공했다.

충주에는 모두 320개의 소하천이 있는데 산척면 26개, 엄정면 22개로 이들 면지역 피해 원인이 되고 있다.

간벌도 문제다. 간벌은 삼림이나 수목 농장에서 중심적인 나무의 성장을 돕기 위해 빽빽하게 자라 있는 나무를 솎아 간격을 듬성듬성하게 하는 일인데 과도하게 베어낸 벌목으로 집중호우에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큰 비가 내릴 때 산에서 물을 머금어야 하는데 개발행위로 땅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산사태, 토사유출, 물길 축소 등의 재앙으로 나타난 것이다.

수해 현장.(산척면 상산마을)

ⓒ윤호노 기자
낡고 허술한 시설을 제때 보수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충주에는 72곳의 소류지 둑이 있는데 이번 집중호우로 2곳이 무너졌다.

둑이 무너지면서 하류 농경지 수십 필지가 자갈과 진흙에 파묻혔다.

보통 저수지를 막을 때 콘크리트 벽을 중간에 세우고 흙을 쌓는데 무너진 소류지들은 1960년대 지어져 흙으로만 쌓았다.

때문에 이제라도 다른 소류지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보수 및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올 봄 충주를 휩쓸었던 과수화상병 사후처리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 병으로, 치료제가 없어 과수를 매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농민들은 과수화상병으로 사과나무들이 매몰되면서 지반이 약해졌다고 전하고 있다.

사과나무 뿌리가 비탈면 땅을 붙잡고 있었는데 나무를 뽑고 매몰하면서 버틸 힘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폭우에 드러난 나무들이 배수로와 소하천을 막아 영향을 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충주 / 윤호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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