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 쓰레기도 변한다

2020.07.12 16:00:13

김준서

청주시 봉명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퇴근해 청사를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는 항상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일반 쓰레기를 비롯해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이 잡다하게 모아져 있다. 항상 쓰레기 더미 속에는 규격에 맞지 않는 봉투 밖으로 이리저리 흩어져 놓인 잡다한 쓰레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주변 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쓰레기가 한곳에 뒤섞여 악취를 풍긴다.

업무를 하면서 민원 전화 중 50% 정도는 청소와 관련된 전화이다. 그중에서 몇몇 전화는 위에서 말한 쓰레기 무단투기에 관련된 것이다. 대형폐기물, 음식물 쓰레기, 일반 쓰레기 등 쓰레기 더미를 무단으로 버리고 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이다.

대부분이 원룸이나 빌라 주인들이 요청하는 경우인데 그들의 얘기로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동네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버리고 간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관내에 모든 곳에 CCTV를 설치할 수도 없고 매번 감시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우리 동은 내국인 대비 외국인 거주 비율이 약 10%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이런 민원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청사를 방문해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발급할 때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그러던 중 청주시가 외국인의 쓰레기 배출에 대한 이해를 돕고 무단투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 봉투 전면에 한글·영어·중국어를 함께 표기한 종량제 봉투를 제작해 배포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외국인들의 올바른 쓰레기 배출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것이 아니라 배출 방법에 대한 적절한 안내가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향후 종량제 봉투에 외국어를 병기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살펴보고 이에 맞춰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 등에 대한 안내에 이를 접목해 제작해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시대에 따라 쓰레기가 변하는 것은 이뿐만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청주시 1인 가구의 쓰레기 배출량이 4인 가구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달 문화와 같은 소비패턴이 정착하면서 각종 포장재,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과 일회용품 사용 증가 등 갈수록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거나 일회용품을 사용하기보다는 자연친화적으로 분해되는 포장재를 이용하는 기업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주문 비율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포장이 다량으로 발생해 이를 처리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됐다. 일부 기업에서는 배송물품을 포장할 때 에어셀 대신 종이를 이용하거나 젤 대신 물을 채운 아이스 팩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정부도 함께 나서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누리고 사는 만큼 환경문제를 책임질 수 있는 자세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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