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학과 병원이란

2020.07.05 14:59:19

박의석

금왕 서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요즘 길을 가다보면 건물마다 병원이 있는 듯하다. 병원이 정말 많다. 그 많은 병원들이 다 전문과가 제각각 다를 것인데 이상하게도 거의 대부분의 병원이 통증치료를 한다. 그리고 많은 환자들이 이러한 병원들에서 통증치료를 받는다. 그런데 생각 외로 이 통증의학이라는 것이 도대체 뭔지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로 병원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연유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허리디스크 같은 통증질환을 진료하고 있으면 '왜 마취과의사가 나를 진료하고 있지·' 하는 표정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어떤 질환을 어느 과가 전문으로 보는지 일반인들이 잘 알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같이 전문의 한번 만나기 쉽지 않은 나라에는 필요할 경우 어떤 환자를 어느 과 전문의에게 진료 받게 할지 결정해주는 것에 특화된 가정의 제도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인이 선택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대학병원에서 해당 질환을 어느 과가 보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진료예약부서에 전화를 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진료예약부서 직원 자체도 세부적인 것은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본 필자의 경우에도 척추 압박 골절 환자분을 압박 골절 시술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모교의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님께 시술 받으시라고 보내드렸는데 진료예약부서 직원이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도록 예약해준 일이 있었다. 해당병원 신경외과는 수술이 전문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그러한 시술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환자의 보호자에게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척추 골절이면 신경외과에서 진료 보는 게 맞다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길에 넘쳐나고 숱한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통증의학과이지만 이렇듯 대학병원 진료예약부서 직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또한 통증의학과이다. 하여 지금부터 몇 개 화에 걸쳐 통증의학과에 대하여 설명해보고자 한다.

여타 많은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의학은 방대한 학문이다. 별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던 옛날에는 한명의 의사가 알려진 모든 지식을 알고 전신을 진료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현재는 극히 일부의 특정 한 분야에 대해서만 평생을 바쳐도 다 알기 어려울 정도로 알려진 지식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술기가 필요 없어 보이는, 다시 말해 특별한 수술이나 시술을 하지 않는 전문과에서도 의사간에 실력 차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지식이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무리 공부해도 모자라다. 때문에 현대의학은 수많은 전문과로 나뉘어 있다.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등 하는 식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 전문과들조차 각각 몇 개의 분과로 나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내과는 순환기내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류마티스내과 등등으로 나뉘고 정형외과는 슬관절, 고관절, 수부, 족부, 소아정형 등등, 성형외과는 미용성형, 재건성형 등등 하는 식으로 나뉜다.

마취통증의학과의 경우 일반적으로 세 가지 분과로 나뉘는데 마취과학, 통증의학, 중환자의학으로 나뉜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관련이 없는 세 가지가 묶여 있는 것 같지만 이 세 가지는 사실 의학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분야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 세 가지 분과가 묶여 있는 것이다. 통증의학이란 간단히 말해 척추디스크나 협착증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신경이 눌려서 발생하는 신경성 통증 및 각종 근골격계 통증 뿐 만 아니라 중환자 및 암환자의 중증 통증 등 다양한 통증을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로 치료 하는 학문이다. 만성 딸꾹질 같은 일부 신경계 이상도 치료한다. 통증의학과가 있는 대학병원에서는 아직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혹은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통증의학과에서 치료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 부위에 따라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 외과 계열이 수술을 맡게 된다. 통증의학이 마취통증의학과의 한 분과일 뿐, 마취통증의학과라는 이름에서 일부 환자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마취를 시켜서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자세히 다뤄보고자 하며 모쪼록 가장 많이 접하는 병원 중 하나 인 만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