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후반기 지방의회에 바란다

2020.06.28 18:05:15

[충북일보] 충북도내 지방의회들이 후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원 구성을 마치고 후반기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다. 대부분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감투를 놓고 벌인 싸움이다.

그래도 충북도의회 등 도내 지방의회의 후반기 준비는 나쁘지 않다. 원 구성도 당초 예상과 달리 비교적 순탄했다. 물론 일부 기초의회 원구성에서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비교적 타 시·도 의회보단 원활한 원 구성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에서 여야는 양 날개다. 서로 협조하고 양보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지방자치를 이끄는 양 수레바퀴다.

하지만 현재 지방의회 구조는 대개 독점적이다. 여당이 됐든, 야당이 됐든 일방적인 구조로 짜져 있다. 정당 분포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충북도내 지방의회 구조도 별로 다르지 않다. 충북도의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27명, 미래통합당 5명 등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이다. 내 의견보다 주민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당연히 자치와 분권의 가치를 알릴 책임도 있다. 지방정치가 왜 필요한지도 입증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구태를 버려야 한다. 나쁜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 후반기 충북도의회는 새롭게 출범해야 한다. 의장단 구성도 마쳤다. 이제 뭔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지방의회 유용론'이 다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지방의회에 대한 편견을 불식할 수 있다. 도의회의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야당은 미래통합당이다. 말 그대로 '더불어'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여당 의원들은 더 양보해야 한다. 야당 의원들은 더 협조해야 한다. 당리와 당략을 떠나 도정을 제대로 비판·감시해야 한다. 그래야 도정 발전을 이끌며 도정을 감시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무엇보다 민의를 우선해야 한다. 각종 민원의 해결사를 자처해야 한다. 청주에선 청주시의회가, 단양에선 단양군의회가, 영동에선 영동군의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지방의회가 있는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이다. 도의회라면 도민들이 원하는 걸 알아내야 한다. 시·군의회는 시·군의회대로 지역 실정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 사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자치와 분권은 시대적 화두다. 지방의회가 지닌 자치와 분권의 상징성은 아주 크다. 지역에 대한 애정을 토양으로 한다.

지방의회의 역할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업무가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되면서 위임사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자체의 예산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주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전문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집행부와 지방의회는 불균형 상태다. 집행부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건강한 긴장관계와 견제·비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지방의원의 전문성 함양이 시급하다.

수레바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 바퀴의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방의회는 집행부와 똑같은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약의회대 강집행부' 형태다.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은 주민의 대리인으로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일이다. 지방자치가 바로 서기 위해선 지방의회가 더 강해져야 한다. 물론 제도개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방의회 스스로 자정노력이 더 중요하다. 지방의원의 전문성 확보는 필수조건이다. 의원 개개인의 높은 자질과 전문성 없이는 발휘 될 수 없다.

충북도내 지방의원들은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 충북이 기억해야 할 역사는 많다. 충북에서 찾아낼 전통과 가치도 즐비하다. 그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내야 한다. 어제를 알아야 오늘을 이어갈 수 있다. 고난을 망각하면 고난은 곧 다시 찾아온다. 치욕을 잊으면 다시 치욕을 겪게 된다. 역사의 반대는 신화가 아니라 망각이다. 주민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부터 살피는 지방의회가 돼야 한다. 후반기 도내 지방의회들이 간절함으로 지역의 민의를 살펴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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