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1차 부동산대책이 성공하려면

2020.06.18 19:29:10

[충북일보] 정부가 또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현 정부 들어 벌써 21번째다. 부동산 과열지역에 투기수요 유입 차단, 법인을 활용한 투기수요 근절, 정비사업 규제 강화 등이 골자다. 풍선효과와 갭 투자 차단이 주된 목표다. 규제지역이라면 담보대출 주택이라도 6개월 이내 전입해야 한다. 부동산 법인에 대한 주택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높아진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6일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6개월 뒤 다시 고강도 종합대책을 들고 나왔다. 이유는 뻔하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시장의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주택시장으로 도로 유입됐다. 먼저 수도권 집값이 또 꿈틀댔다. 일부 자금은 지방도시로 흘러갔다. 부동산 투기과열의 촉매가 됐다.

청주가 대표적인 유동자금 유입도시가 됐다. 오창과 오송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코로나19와 맞물려 정부의 관심권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투기세력의 묻지마 매입에 아파트 호당(105㎡ 기준) 가격이 1억~2억 원까지 올랐다. 결국 이번에 청주가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거주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여러 가지 제한을 받게 됐다.

급격한 매매가 상승은 외부 자본과 투기세력이 만들어 놓은 허상일 수 있다. 정부의 빠른 대처가 투기자본의 유입을 막을 수는 있다. 하지만 청주는 지난 2016년 10월 이후 4년 가까이 미분양관리지역이었다. 수년간 매매가는 급락했다. 지역 부동산의 가치는 평가 절하됐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지역 부동산 죽이기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당장 19일부터 적용되는 각종 규제 적용에 실거주자들의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실거주자들에게 정부 대책은 그저 대책일 뿐이다. 지속적인 약발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투기세력은 언제나 정부를 앞서 갔다. 아무리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도 결국 틈새를 찾아 정부 대책을 넘어서곤 했다. 정부 대책은 항상 뒷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사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수요자를 위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피해를 키운 대책이었다. 21번째 대책마저 그러면 희망이 없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발표 때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다 다시 급등하는 양상을 반복했다. 물론 청주 등 지방도시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뛰는 정부 대책에 나는 투기꾼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정부 대책의 일부 내용이 미리 인터넷의 부동산 카페에 돌아다녔다. 규제지역에 추가된 청주의 중개업소들은 대책이 나오기 직전 투자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은커녕 혼란을 조장한 꼴이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과열 포착 시 언제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과열 때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정책이 시장을 이기려고 해서는 백전백패다. 시장 흐름에 물꼬를 터주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정책이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억눌러서는 투기의 기회만 만들 뿐이다. 잦은 대책 발표는 내성만 키울 수 있다. 청주의 아파트 값 상승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전에 이미 다 끝났다. 정부가 언제까지 투기꾼 뒤만 쫓아다닐 건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안 된다. 투기꾼들을 앞서 제압할 수 없다. 정부의 정책 정보가 밖으로 새는 한 불가능하다. 정부의 의지가 더 단호해야 한다. 투기 세력과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분명하게 보내야 한다. 그래야 되풀이 되는 두더지 잡기를 끝낼 수 있다. 부동산 투기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는 행위다. 투기수요가 생기지 못하도록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 도저히 발 자체를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은 아주 강력하다. 사실상 수도권 전 지역을 부동산 거래 규제지역으로 묶은 셈이다.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법률로 뒷받침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집은 투기대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문제는 늘 일관성 부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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