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도 가능한 취재

2020.06.09 17:37:09

수도권이 심상치 않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했지만, 수도권 곳곳에 아직도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또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은 여전히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방식 어렵나

요즈음 모든 공공기관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상당수 민간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더 엄격하다. 열이 있으면 일단 코로나를 의심한다. 코로나 검사량이 폭증하고 있는 이유다. 이렇게 해서라도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집콕'을 해야 했던 아이들은 등교 전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얼마나 가고 싶었던 학교인가. 얼마나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인가.

개인적으로 교사와 학생은 대면수업이 맞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위험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하게 나눠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꼭 대면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업무임에도 대면을 고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를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과거의 패턴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다.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할 청와대와 국회의 코로나 대비책은 과거의 습성에 머물러 있다. 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가 열렸다. 주요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대면 형식의 국무회의를 탓하고 싶지 않다.

다만, 비대면으로 가능한 사례는 반드시 '온라인 회의'를 활용했으면 한다. 세종 정부청사에 집중된 정부 부처 고위직들이 청와대나 국회를 덜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다.

우리는 지금 언제 어느 때 누구로부터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르는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왜 그 많은 정치인 중에서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없을까. 왜 그 많은 기자들 중에 코로나 확진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정치인에 대한 불신, 그리고 기자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그러나 절대로 흘려들어서는 곤란한 얘기다.

청와대는 기자들의 취재공간으로 춘추관을 운용한다. 춘추관은 청와대와 분리된 공간이다. 기자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취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가끔 전화로 확인하거나 개인적 친분이 있으면 온라인을 통해 교류를 한다. 반드시 춘추관에 상주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취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요즈음 청와대 직원들을 찾는 외부의 요청이 줄었다고 한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민원인들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자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비대면 취재를 아직도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모든 기자실 운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취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출입처를 방문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에 기사를 작성하는 패턴은 문제가 있다.

'온라인 브리핑'을 대폭 확대하면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대면취재를 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물론, 청와대와 국회를 출입하려는 언론사는 많고 좌석은 제한적이어서, 출입기자들의 출입기록을 체크하는 것을 탓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탄력적인 출입시스템을 요구하는 것은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입규정 당분간 유예해야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국내 모든 출입처에서 꼭 필요한 기자회견과 브리핑 등은 대면취재를 하고, 나머지는 '온라인 브리핑'으로 전환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국회에서 마련한 각 언론사의 시간대별 출입시간 채우기는 중단해야 한다. 주3회 1일 3시간, 월 10일 이상 출입 등의 기준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유예해야 한다는 얘기다.

비대면과 대면의 혼용이 코로나 시대에 맞는 취재방식이다. 내일 당장 청와대와 국회도 뚫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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