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사창동 반찬전문점 '웰빙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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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9 14:56:42

[충북일보] 가족 구성원은 줄어들고 1인 가구는 증가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거의 모든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 혼족을 위한 메뉴도 많아졌다.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들도 과거에 비해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집밥을 그리워한다. 미묘한 손맛의 차이를 가려낸다. 재료 손질부터 완성까지 정성이 담긴 요리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완전히 흉내낼 수는 없을 고유의 맛이 있다.

청주 사창시장에서 2005년 문을 연 웰빙앤찬은 사람들이 찾는 집밥의 손맛이다. 간단하게 차려 제대로 먹고 싶은 이들의 기대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허미자 대표의 메뉴 구성에 따라 매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200여가지의 반찬이 준비되고 팔린다.
10여 가지 종류가 넘는 김치부터 볶음류와 무침류, 장아찌와 마른반찬 등은 물론 코다리 조림이나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등 날마다 다른 메인 요리도 있다. 진열한 상품은 모두 당일 소진된다. 잡채, 꼬막, 오징어초무침 등 인기 메뉴는 기본 4~5번씩 새로 채워지기도 한다. 주방에서는 하루 종일 재료 손질과 조리 작업이 이어진다. 매장 바로 앞의 매대와 맞은편 냉장고 매장까지 빈틈없이 수시로 관리하는 것도 직원들의 역할 이다.

아침 6시 문을 열어 저녁 8시에 닫을 때까지 양 손이 무겁게 여러 반찬을 담아가며 가게 앞을 서성이는 손님으로 꾸준히 붐빈다. 매의 눈으로 오늘의 반찬을 살피는 손님들이 북적이지 않는 시간을 찾기 어렵다.
ⓒ#웰빙앤찬
허미자씨의 손맛은 주변에서 익히 유명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학교 앞에서 3년 정도 운영했던 분식집은 아이들뿐 아니라 선생님과 학부모까지 사랑하는 맛집이었다. 급식이 생긴 후 문을 닫았지만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았다.

몇 년 간의 직장 생활 후 집에서 반찬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영업 비법으로 내세운 것은 찾아가는 반찬 맛집이었다. 반찬을 만드는 솜씨도 훌륭했지만 시장을 선점하는 능력이 앞섰다. 미자씨는 맞벌이 여성들이 많은 일터를 찾아다니며 반찬을 알렸다. 퇴근 시간에 맞춰 준비한 반찬을 들고 영업장을 돌았다.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다시 출근해야 하는 엄마들의 시간에 미자씨의 방문은 한줄기 빛이었다. 차리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한 맛깔나는 반찬들은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미자씨의 반찬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사업장의 대표가 직접 연락해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집에서 만들기에 버거울 정도로 작업량이 많아져 2005년 웰빙앤찬이라는 이름으로 사창시장에 자리잡았다.

허미자 대표

자극적이지 않은 맛과 건강한 조리방법은 웰빙 이외의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웰빙앤찬의 모든 반찬에는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생강, 마늘, 대파, 월계수, 사과, 황태 머리 등 20여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내는 맛간장을 사용해 조림 등의 맛을 낸다. 매년 가을 빚는 메주로 장을 담그는 것도 웰빙앤찬의 큰 행사다.

반찬 가게의 특성상 수많은 반찬을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다. 각각의 재료를 무엇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고유한 맛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아린 맛을 뺀다거나 질기지 않게 조리 하는 등 각 재료의 특성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미자씨는 여전히 매일 아침 농수산물 도매센터로 출근 도장을 찍으며 그날의 신선한 재료를 가져온다. 물건을 사면서도 상인들에게 주문을 받아 음식을 만들고 식사 시간에 다시 방문하는 일도 잦다. 동짓날은 팥죽을 쒀가기도 하고 더울 땐 보양식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가게를 운영한지 16년이 넘었지만 초심의 영업 본능이 쉬이 사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어본 이들은 새로운 영역에서 다시 웰빙앤찬을 찾는다. 월식을 통해 매일 웰빙앤찬의 반찬을 만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단체 행사에서 먹을 뷔페 음식을 주문하거나 제사 음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매일 설레며 집을 나서는 미자씨의 열정이 오늘도 누군가의 식탁을 풍요롭게 채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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