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그린 뉴딜'

2020.05.19 17:30:34

[충북일보] 그린(Green)은 녹색, 초록색, 파란색 등을 의미한다.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자연보존이다. 뉴딜(New Deal)은 미국의 32대 대통령 F.D.루스벨트가 대공황(大恐慌) 극복을 위해 1933년 추진했던 정책이다.

녹색성장과 생태뉴딜

그린은 환경, 뉴딜은 성장이다. 두 개념은 양립되기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다. 환경은 기본적인 개발을 하지 않아야 보전될 수 있다. 뉴딜은 개발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책이다.

양립되기 어려운 두 개념이 절충점을 찾기 위해 최초로 제안된 정책은 2007년 프랑스에서 시행된 '생태 뉴딜'이다. 프랑스는 2007년 당시 2020년(올해)까지 4천억 유로를 투자해 5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09년 1월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효율화, 생물 다양성 보호 등 3대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포함한 환경 보호 법안을 입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지시한 '그린 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한다.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를 만들어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린 뉴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정책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 인류의 자연 파괴와 이로 인한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과 '그린 뉴딜'이 뭐가 다르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굳이 따진다면 이명박의 '녹색 성장'은 성장을 위해 녹색을 끼워넣은 측면이 있다면 문재인의 '그린 뉴딜'은 그린을 위해 뉴딜을 끼워넣었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내놓고 있다.

정책은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 녹색 성장 또는 그린 뉴딜 모두 조기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 주변에서 '그린 뉴딜' 또는 '녹색 성장'과 연계된 사업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훼손되고 쓸모없는 땅으로 전락한 도시공원을 쾌적한 환경으로 개발하는 사업도 '그린 뉴딜'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근본적인 '그린 뉴딜'에 접근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에너지 재활용이다. 석유 또는 가스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재활용은 이른바 '변형된 산유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에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싶다. 대통령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각 정부 부처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게 된다.

다른 어떤 것 보다 에너지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언젠가는 고갈될 한정된 자원을 아껴 쓰고, 사용연한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 자원 리사이클 정책은 큰 생색을 낼 수 없지만, 꼭 필요한 정책이다.

사람들은 소각장을 반대한다. 당장 자신과 가족의 건강권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과 가족이 배출하는 각종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소각장을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미세먼지와 다이옥신 등 건강권을 해치는 물질을 배출하는 소각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각장 패턴 바꿔라

대안은 열분해 사업이다. 쓰레기 배출단계부터 철저하게 교육된 시스템으로 최종 처리에 가까운 분리수거가 정착되도록 하고, 이후 열분해를 통해 재생된 에너지를 다시 성장용 에너지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이른바 각종 에너지의 선순환구조를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것 하나, 에너지 정책만 제대로 바로 잡아도 '그린 뉴딜'에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다. 일자리를 창출한 정부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탈 원전과 태양광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에너지. 이제는 열분해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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