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다시 깨닫는 소확행

2020.04.06 17:07:26

손은정

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요즘처럼 소확행을 느끼는 때가 있을까 싶다. 그동안 행복한 삶을 산다고, 성공적인 삶을 산다고 얼마나 바쁘게 달려왔던 우리인가. 저녁에는 주변 사람들과의 약속으로 사람을 만나 술자리에 참석하면서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이 오리라 기대하며 얼마나 열심히 살았던가.

그러던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공포를 맞이하면서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람과 사람 간 만남 사회적 친화력(social closeness)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유에서도, 비즈니스를 위해서라도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두라고 한다. 만나지 말고 떨어지라는 말이다.

재택근무로 직장도 안 가고, 출근을 해도 사무실에 콕 박혀 있고, 대중교통 이용도 기피하고, 시장이나 마트를 갈 수도, 카페나 식당을 갈 수도 없다. 비대면 온라인 거래만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바쁘던 우리네 삶이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이 손바닥만 한 마스크 한 장에 우리의 삶을 의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게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게는 몇 달 아니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장기전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이 소중한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사람을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등 별일 없는 평범한 일상 행동이 소중함을 넘어 위대한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결국 가족밖에 없다. 싫든 좋든 그래야 한다. 요즘 나는 퇴근을 하면 곧장 집에 간다. 어머니는 종일 집에서 혼자 지내야 한다. 그런 어머니의 갑갑함을 덜어주기 위해 퇴근하면 같이 무심천 산책을 간다. 걸어서 10분이면 무심천 접근이 가능하다 보니 지난주 내내 어머니와 함께 매일 무심천 산책을 한다. 코로나가 주는 쉼표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사람들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그래도 몇몇 이들은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지지 않을까.

'소확행'이라는 단어에서 예전에 들었던 파랑새 이야기가 떠오른다. 행복은 사실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그렇게 멀리 돌아서 올 필요가 있었나.

행복, 별것 아니다! 위기 때는 가족밖에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지금 함께 있는 사람에게 주파수를 맞춰라. 최선을 다하라.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내가 가족을 위해 뭘 해주면 좋겠냐고 물어보라. 그리고 감사하라. 결국 가족밖에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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