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활동 기대한다

2020.03.30 16:46:09

김정윤

문화유산회복재단 정책연구원

3월 24일, 송미애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북도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활동 지원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의결됐다. 이로써 충북도에서 탄생한 국외소재 문화재의 환수 활동이 본격화됐다.

조례에는 15명 이내의 향토사학자, 문화재위원, 관계 전문가를 위촉해 '충북도 국외소재 문화재 실태조사단'을 구성해서 실질적 조사와 환수 활동을 전개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현재 조례를 제정하고 환수 활동하는 광역단체는 서울시, 부산시, 충남도 등 6곳이고 기초단체는 부여군이 유일하다. 실태조사단을 구성해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하는 곳은 충남도가 유일한데, 충북도 역시 그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각계인사의 참여를 바탕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 됐다.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활동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2005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환수한 북관대첩비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까지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1년 환수한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는 2006년 환수위원회가 구성되고 2011년 환수되기까지 6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엘긴 마블이라 불리는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을 환수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는 187년째 반환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속성은 지역민들의 참여와 고도의 사명감에서 나온다. 일부 지자체가 연고 문화재의 환수를 펼치다가 단체장이 바뀌거나 혹은 관심에서 멀어지게 돼 도중 하차하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 이러면 다시 환수 운동을 추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 특정 기관에 의한 일방적 주도보다 시민참여형의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모델이 중요하다.

국외 소재 문화재 중에 불법 반출됐거나 역사성이 깊은 유산을 되찾아 그 본래 가치를 발현하게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문화유산회복과 문화자산발굴'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충북에서는 우리나라가 자랑하고 세계가 감탄할만한 훌륭한 문화유산이 많이 탄생했는데, 대표적으로 '직지심체요절'이 있다. 위대한 유산인 직지는 청주는커녕 우리나라를 떠나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서구 열강이 한반도를 노렸던 구한말, 초대 주한프랑스 대리 공사로 부임했던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가 한국의 다른 많은 고서와 함께 직지를 프랑스로 가져갔기 때문이다.

'충북도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활동 지원 조례안'의 통과로 충북도 반출 문화재를 환수할 수 있는 법적 토대 마련과 동시에 충북의 문화유산을 수호하고 후세에 전해주고자 하는 도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 조례를 토대로 하루빨리 조사와 환수운동을 추진해서 직지를 비롯한 충북의 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문화를 다시금 조명하고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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