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2020.04.05 15:58:47

이택규

충주시청 감사담당관실 규제개혁팀장

35년 전 공직을 처음 시작했던 시절은 '박봉'이란 말이 척 들어맞는 월급이었다.

식품비나 공과금 내기도 빠듯해 관광이나 취미 생활은커녕 저축조차 하지 못하고 살았다.

공직생활 여건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전화기는 부서에 한두 대가 전부였고, 문서도 전부 손으로 작성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의례히 그렇게 업무처리를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에 와서 그런 식으로 업무 처리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지금은 사무기기의 편리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만은 오히려 지금보다 그 때가 더 편안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비단 나 혼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세상은 물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다. 지난 27년간 한국인의 소득수준은 4배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겉보기에 우리 삶의 수준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지만, 그만큼 우리 내면의 불안감도 같이 커진 셈이다.

고학력자는 많아졌지만 인격 있는 학력자는 부족하고, 주택 면적은 더 넓어졌지만 가족 수는 적어졌다.

교통·통신·사무기기는 발달했는데 시간은 점점 더 부족하고, 종교시설은 늘어났건만 포악한 범죄행위는 줄지 않는다.

이 모든 현상은 우리의 물질문화가 더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온 것에 비해, 습관·관습·의식·가치관과 같은 정신문화의 발전은 여전히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우리 모두 남들이 보는 나를 기준으로 겉모습을 치장하며 눈앞의 욕망을 채우는 '행복하지 않은 현실'을 '행복한 삶'으로 착각하고 얽매여 스스로를 고통 받게 방치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삶의 허무함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너무 늦게 깨닫는 것'에서 비롯되며 오늘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욕망의 짐을 줄이지 않는 데 있다.

행복은 육체가 아닌 정신적으로 느껴야 하는 마음의 기술이다. 따라서 삶을 다른 차원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 없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의 평가에만 집착하다 보면, 그 거품이 꺼질 때 삶은 불행해진다.

자기 내면을 돌이켜보고,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있다면,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인간의 모든 기쁨과 즐거움은 타인과 화합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며. 행복이란 타인을 행복하게 해주려는 노력의 부산물인 것이다.

'행복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나는 우리의 이웃을 향한 '행복의 실천'을 여러 차례 목격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난 후에, 우리의 내일에 희망을 품어본다. 눈앞의 물질적인 허무한 성공을 넘어서, 스스로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이웃들에게 베푸는 행복을 경험한 우리의 내일이 얼마나 높이, 또 멀리 나아가게 될지 기대하게 된다.

성공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면 성공한 것이다. 인생의 짐은 그다지 크지 않다. 욕망의 짐이 클 뿐이다. 더 많은 이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