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준전시 상황으로 대처해야

2020.03.03 18:36:19

[충북일보]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피해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이미 5천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31명에 달했다. 이달 초 2주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결정적인 기간이 될 것 같다. 보건당국은 국민들에게 대면 접촉을 최소화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2주간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개학일은 오는 23일로 다시 늦춰졌다. 그때까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긴급 돌봄 교실이 열린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도 집합수업 대신 온라인 원격수업 등을 편성해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개학 연기나 수업방식 변경은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하지만 더 급한 일이 있다. 허술한 학교 방역대책부터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빈틈없는 방역은 빈틈없는 대책에서 나온다.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대학가 방역도 큰일이다. 물론 각 대학마다 이미 비상이 걸렸다. 무증상 상태였던 중국인 유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학생은 의심 증상이 없는 '무증상' 상태로 입국했다. 공항 열감지기도 무사히 통과했다. 중국에서 사는 곳도 랴오닝성으로 후베이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어쩌면 이번 확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2월 한 달 동안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은 1만5천여 명이다. 이달 중 추가로 2만여 명이 입국 예정이다.

교육부는 최소 2주일 이상 대학 기숙사에 자가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유학생들은 원룸이나 하숙집 등에 머물고 있다. 대학 당국이 유선으로 관리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의심되는 이유다. 이게 현실이다. 집단생활 시설은 구조적으로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혹시 거짓말을 하고 감염상태에서 돌아다니면 속수무책이다. 중국인 유학생과 국내 대학생은 대부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 자칫 대학가가 바이러스 집단 배양소가 될 수 있다. 지역감염의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

다행히 충북에선 확산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도내 확진자 수가 지난달 29일 11명으로 늘어난 이후 3일째 변동이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전염이 가능한 특성을 갖고 있다. 대구지역에선 여전히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치료할 병상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시설과 중증환자 병상을 확보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다행스럽게도 각 시도에서 대구 지역 확진 환자를 이송 받겠다는 자발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는 국가적 위기를 만들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확산을 저지하기는 어렵다. 이미 충북 충주시도 대구지역 환자들에게 병상을 제공했다. 기업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위기에서 더 빛나는 환난상휼의 정신이다. 이제 국민들도 방역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참여해야 한다. 아직 코로나19의 잠재적 보균자를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한 상태다.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 추가적 연기는 잘한 조치다. 늦었지만 당연히 잘한 결정이다.

대학에 온라인 강의 권고 등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태에서 신학기 개강은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국민 모두가 모임·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화하면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감염병 유행 시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 하는 사회적 수칙이다. 코로나19처럼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병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기본적인 수칙은 외출 최소화다. 그래야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동체를 지켜나갈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불필요한 약속은 자제하는 게 좋다. 이럴 때는 주변 이동과 접촉을 최소화 하는 것도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할 때는 자기방어를 해야 한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다. 준전시 상황이다. 국민과 정부, 학교, 기업 등 전 사회가 나서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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