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다

2020.02.17 14:34:15

[충북일보] 정당이 국익이 아니라 당파적 이익을 앞세우면 비난받는다. 기득권에 집착하면 몰락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순서는 똑같다.

*** 독한 비평이 민주주의 약

여당의 편협함과 오만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제하의 칼럼 관련 고발·취하가 대표적이다.

임 교수 칼럼은 사실(fact)을 기본으로 하는 기사가 아니다. 그렇다고 허위사실을 담은 것도 아니다. 칼럼리스트의 주의와 주장을 담고 있다. 불만이 있으면 당 차원의 반박 논평이면 충분했다. 반대 의견의 칼럼 기고도 방법이다.

칼럼은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시사 문제나 사회풍속 등을 촌평한다. 때론 뉴스의 핵심을 풍자하거나 꼬집기도 한다. 문제점을 파헤쳐 독자에게 공감과 흥미를 준다. 사설과 달리 필자를 드러내고 의견을 펼친다. 자유로운 의견개진이다.

임 교수 칼럼 문제가 확산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칼럼의 중립성 문제와 별개다. 권력의 힘을 빌린 표현의 자유 억압으로 귀결된다. 표현의 자유를 왜곡한 민주당의 인식에 대한 분노다. 일련의 과정들이 그렇게 비쳐졌다.

민주당은 특정신문의 비판 칼럼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 실수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하지만 비판을 비판으로 듣지 않아 생긴 나쁜 결과다. 강력한 방어막만 치려다 놓친 실수다. 오만해진 권력에서 나온 의도 같아 불편하다.

칼럼 역풍은 귀를 닫아 생긴 비극이다. 민주당은 귀부터 열어야 한다.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혁신의 힘이다. 비판은 때때로 칭찬보다 힘이 세다. 나의 힘이 아닌 너의 힘을 만들어준다. 작은 일을 간과하면 큰일을 그르친다. 대승을 장담하던 정당들도 순식간에 무너지곤 했다. 역사에서 예외는 없다. 민주당도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안 된다. 오만하고 폐쇄적인 태도라면 위험 수위다. 역대 총선부터 반면교사 해야 한다.

언론 비평은 태생적으로 불편하다. 정당만 그렇게 느끼는게 아니다.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다. 현명한 조직은 지혜롭게 그 불편함을 받아들인다. 당연히 새로운 편안함을 누리기 위해서다. 건강한 사회는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입단속이 잦아지면 호기심은 더 커진다. 아무리 강한 압박과 봉쇄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모든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에선 권력으로 언론을 억압해선 안 된다.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

민주당은 공당(公黨)이다. 대응 방법이 달라야 한다. 우선 해당 언론사에 반론 요청을 하는 게 맞다. 반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요구해야 한다. 중재 결과마저 불만스러울 때 고소 고발로 가는 게 순서다.

민주당은 자신에 대한 확증편향부터 버려야 한다. 건전한 비평과 비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옳은 말도 '해서는 안 될 말'로 재단하는 건 편협한 오만이다. 좋은 정책을 만들 생각이라면 더 잘 들어야 한다.

역사는 조금씩 진보하며 반복된다. 다양성 사회를 위해 독한 비평은 약이 된다. 성숙한 민주주의에 이르게 한다.

*** 건전한 비판이 혁신 완성

정당이 공당(公黨)인 것처럼 언론은 공기(公器)다.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교환·반영할 수 있다. 그리고 언론칼럼은 언제든 공당을 평가·비판하는 공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언론의 자유는 곧 표현의 자유다. '찍어 달라'가 가능하면 '찍지 말자'도 가능해야 한다. 선출 권력을 통제하는 건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책임 있는 정당은 평소부터 달라야 한다.

혁신(Innovation)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이다. 그런데 발상(Ideation) 그 자체로 이뤄지지 않는다. 건전한 비판(Criticism)의 수용으로 완성된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혁신 의지는 그동안의 외침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

진보의 반진보적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은 지금 쏟아지는 비판이 무슨 의미인지 헤아려야 한다. 반사이익이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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