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떠나는 이른 봄나들이

청주시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심안으로 보라'
우민아트센터, 2020우민보고… 강홍구 등 8명 참여

2020.02.17 14:40:49

임선이, Trifocal Sight 6, 2008, light jet c type print, 155x123cm.

[충북일보 유소라기자] 지역 현대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짚는 특별전과 8명의 젊은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청주에서 열린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오는 20일부터 5월 10일까지 본관과 오창전시관에서 '소장품 특별전-심안(心眼)으로 보라'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2016년 7월 1일 개관 이후 시립미술관이 수집한 소장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첫 전시로,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소장품 150여 점을 공개한다.

시립미술관은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역할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매년 역사적 흐름과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소장품을 수집해 왔다.

전시 구성은 지난해까지 구입하거나 기증·관리 전환된 수집 소장품 가운데 지역 연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번 전시는 청주 현대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현재부터 시기별로 되짚어 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수집 방향과 현대미술의 대표성과 상징성을 제시한다.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로 꼽히는 청주 출신 윤형근 작가의 'Umber '88-80'과 정창섭 작가의 '묵고 No.25302'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지역 연고의 대표 작고작가와 원로작가, 중견작가, 청년작가 등을 시기별·장르별로 구분해 지역 미술 역사의 방향성을 살펴본다.

또 지금까지 미술관의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소장품을 통해 동시대 사회와 문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예술가들의 실험적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창조적 예술작품을 함께 구성해 선보인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청주 미술의 역량 확인은 물론 미술관의 역할을 제고할 것"이라며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인 해설로 시민들이 다양한 미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은주, 풍경1, 2015, oil on canvas, 162.2X130.3cm.

우민아트센터는 오는 3월 28일까지 센터 전관에서 '2020 우민보고'를 연다.

참여 작가는 강홍구, 고길숙, 공성훈, 노은주, 이상홍, 임선이, 홍수연, 황세준 등 모두 8명이다.

강홍구의 '사라지다' 시리즈 작업은 은평 뉴타운 개발 과정을 디지털 카메라로 포착하고 길게 이어 붙여 재구성한 풍경 사진이다. 작가는 재개발로 인해 터를 잃고 배회하는 유기견의 모습 등을 포착하여 무분별한 도시개발의 폭력성을 드러낸다.

고길숙은 퍼포먼스 영상을 기반으로 작업해온 작가는 스파게티 면이나 짐 꾸러미와 같은 일상 사물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과정과 그에 대한 심리 또는 관계 속 불평등한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영상,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았던 공성훈은 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전통 매체인 회화에 천착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나무와 비행기 구름'은 고전적인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나무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비행기 구름을 통해 21세기의 풍경임을 넌지시 드러낸다.

노은주는 건축적 구조 안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안정과 긴장의 이중적인 심리상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드러낸다. '풍경' 연작은 건물 형태의 모형과 한때 건축물의 구성 요소였었던 잔해들을 캔버스 위에 나열하고 재배치한 정물화다. 건축 모형으로부터는 '생성'을, 잔해로부터는 '소멸'을 암시하며 생성과 소멸 과정이 반복되는 현대의 도시 풍경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구현하고 있다.

이상홍의 '별놈드로잉'은 몽블랑 만년필의 청색을 주조로 자유분방하게 그린 드로잉으로, 과거에 있었던 아버지와의 일화를 모티브로 시작된 시리즈다. 드로잉 외에도 작가는 기성품을 해체 및 재조합한 조형물을 설치의 형태로 보여주는 조형드로잉 작업을 통해 드로잉에 대한 고민과 실험을 지속해오고 있다.

임선이의 'Trifocal Sight'는 인왕산의 지형도를 등고선을 따라 칼로 오려낸 뒤 한 장씩 쌓아 올려 완성된 모형을 카메라로 근접 촬영한 후 큰 사이즈로 인쇄해 실제로 존재하는 풍경을 포착한 듯 인식하도록 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인지하는 대상이 실제 자연물인지 인공물인지에 대한 혼돈을 야기한다.

홍수연은 붓으로 구체적인 형상을 그리기 보다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부어 기울기와 흘리기, 말리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물감 층이 켜켜이 쌓여 비정형의 형상들로 구성된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황세준은 한국 사회의 만연한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상적인 도시 풍경을 통해 고찰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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