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사스사태 되려나?

2020.01.27 14:20:49

김종숙

충북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부장

설 명절인 지난 25일 오후 6시 '카톡카톡' 요란하게 울렸다. 우한 폐렴 의심환자 발생 신고가 ○○구 보건소에 접수돼서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다고 알리는 문자였다.

내 휴대폰에는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의 단톡방이 메르스, 사스, 홍역 등 감염병 상황을 공유하고자 여러 개 개설돼 있다. 의심환자 발생해 검사의뢰 접수되면 해당 단톡방에 지역, 이름(개인정보는 *으로 표기), 접수시간, 검사완료 예상시간 등을 단톡방에 올려 공유한다. 그리고 5~6시간의 검사가 끝나면 그 상황을 즉시 올려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고자하는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의 매뉴얼이다. 그래서 명절 당일이든 한밤중이든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상황을 공유한다. 이렇듯 우리는 아직 메르스, 홍역 등 감염병의 비상근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우한 폐렴 단톡방을 또 개설하게 됐다.

우한 폐렴의 비상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몸이 알아서 능숙하게 움직이는 듯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마도 지난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와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를 대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의 원인병원체 또한 중국 우한 폐렴의 원인체인 코로나바이러스와 같다. 2015년 국내에서 38명의 희생자를 낸 메르스는 저 멀리 중동 발이었지만 우한은 3시간이면 닿는 거리라서 더 긴장될 수밖에 없다.

우한 폐렴의 원인이 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단백질 표면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발견됐고 이후 개, 돼지, 조류 등에서 발견됐고, 1960년대는 사람에게도 발견됐다. 이중나선으로 안정성 높은 DNA와 달리 코로나바이러스는 단일나선의 리보핵산(RNA)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변이가 쉽게 일어난다. 즉 돌연변이의 발생이 빈번해 기존에 사람을 감염시킬 수 없던 바이러스가 강력한 전염력과 높은 치사율을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변종된 것이다.

사람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 감기 중 10~15%의 원인병원체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일상이 됐다. 원래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명적이지 않은데 돌연변이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사스나 메르스가 돌연변이로 인해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발열, 기침, 호흡기 감기증세로 시작해 중증이 되면서 호흡곤란, 흉통 등을 보일 수 있다. 초기에는 감기와 구별이 잘 안된다. 잠복기는 3~14일 지금 현재 치사율은 2~3%이지만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법은 모든 전염병 예방이 그렇듯 손을 씻거나 개인위생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과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은 코와 볼 부분을 밀착시키고 사용했던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한 폐렴 의심환자는 병원으로 직접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타 1339나 가까운 보건소로 전화해서 안내를 받아 움직여야 한다.

우한 폐렴은 우리가 전에 보지 못한 질병으로 메르스나 사스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전염병 관련 공무원 모두가 신속 정확한 메뉴얼과 사명감으로 혼돈스러운 제 2의 사스나 메르스가 되지 않도록 잘 대처해 나가고 있다. 이 나라는 군인만이 지키는 게 아니다. 고요한 밤 2시 3분, 카톡 알람소리가 요란해서 확인해보니 검사결과 음성이라고 알리는 단톡방 메시지였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