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항 철도 인프라

2020.01.21 16:48:29

[충북일보] 1983년 오송역은 여객취급이 중단된 화물취급용 간이역에 불과했다. 2010년 11월 1일 경부고속철도(KTX)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여객 업무가 다시 시작됐다.

그랬던 오송역이 오는 11월 KTX 개통 10년을 맞아 이용객 1천만 명 시대를 기대할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똘똘 뭉친 충북도민

일제치하인 1921년 11월 1일 영업을 시작한 오송역은 원래 충북선 노선에 국한된 정차역에 불과했다. 경부·호남선은 대전역에서 분기했다.

경부고속선 계획 원안에는 충남 연기군 서남쪽, 현재의 세종시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도록 건설하는 계획이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1992년 청주·청원 주민들은 충북이 소외되자 노태우 정부의 경부고속선 건설계획에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험악해지는 지역 민심을 파악한 노태우 대통령은 기존의 지선 계획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 결과 원안은 수정됐고, 연기군을 통과해 갑천을 따라 대전으로 가는 노선이 충북 오송을 거쳐 신탄진을 향하도록 수정됐다.

2015년 4월 2일 호남고속선 오송역~광주송정역 구간이 개통됐다. 앞서 경부·호남선 분기역을 놓고 천안과 오송, 대전은 또 다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결과는 충북의 완승이었다. 똘똘 뭉친 도민의 저력으로 전국 유일의 경부·호남 KTX 오송분기역을 만들었다.

올 한해 경기도 동탄에서 진천을 거쳐 청주공항을 향하는 수도권 내륙선 유치가 지역 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이 노선이 확정되면 충북은 그야말로 촘촘한 철도망을 구축하게 된다. 세종시 중심의 신수도권 산업벨트 구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수도권 내륙선 유치의 목적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현재 오송역은 단지 거쳐 가는 역으로 전락했다. 서울·용산·광명·천안아산 등과 달리 역세권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뒤늦게 오송2생명산업단지에 이어 제3국가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세권 중심의 경제적 시너지는 매우 요원한 상태다.

수도권 내륙선도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철도만 유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주변과 연계하고 충북 전체의 산업지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부고속철도 개통 10년이 되는 오는 11월 이용객 1천만 명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1천만 명이 충북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오히려 오송역으로 인해 청주권 인구가 수도권에 유출되거나, SRT를 이용해 서울 강남권에서 체육·공연 관람과 쇼핑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웃바운드 보다 인바운드

'청주에서 기차로 서울까지 출·퇴근하자. 충주에서 서울 통학이 가능하다. 내수에서 34분이면 수도권인 동탄에 도착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이런 구호보다 각종 철도·항공 인프라를 통해 164만 도민의 소득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수도권 내륙선 유치가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보다 절실한 것은 지역 내 효과다.

우선 경기도 동·중부 지역 사람들이 손쉽게 청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철도·항공교통 인프라와 함께 청주공항 주변 에어로폴리스의 조속한 개발이 시급하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송 역세권 꼴이 날 수 있다. 에어로폴리스 뿐 아니라 청주 청원구와 진천군 지역 관광·숙박시설을 자주 찾고, 주변의 역사·문화 테마여행도 활성화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충북도가 최근 청주공항을 통한 인바운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전철과 충청광역철도망, 수도권 내륙선 등을 타고 청주공항에 와서 청주의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인바운드다.

내국인만 외국을 가기 위해 철도와 항공을 이용한다면 아웃바운드다. 이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다. 외국인들이 충북에서 숙식을 하면서 관광과 쇼핑을 하는 그런 관광 메커니즘이 우리에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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