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지성 - 오늘의 클래식

스트라빈스키부터 진은숙까지 '현대음악 안내서'
작곡가 40명의 삶과 음악 엮어 소개
변화하는 세상과 발맞춰 현대음악도 진화

2020.01.16 17:44:33

오늘의 클래식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544쪽

[충북일보 유소라기자] 현대음악은 그저 어렵고 불편한 음악 장르로 여겨지며 일상과 꽤나 먼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저자는 '왜 모든 클래식 음악 입문서와 음반 가이드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에서 끝나는 걸까? 그 뒤로는 정녕 새로운 걸작이 없는 걸까?'라는 의문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서양 고전음악이라는 클래식 음악의 사전적 의미 때문에 현대음악은 종종 비인기 장르 중에서도 비인기 장르로 취급받는다"며 "좋게 말해서 '별미'지만, 나쁘게 말하면 '섭취 불가 판정'이 떨어지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모든 예술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켜왔다. 클래식 음악도 그렇다.

과거 모차르트와 베토벤, 바흐와 쇼팽이 클래식 음악을 대표해왔다면, 이제는 동시대 작곡가들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로서 새로운 음악을 속속 세상에 내놓고 있다.

저자는 '고전'의 아름다움을 계승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맞서고 부수고 새롭게 다지는 일 또한 현대 예술의 진보적 성취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새로운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거나 현대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모를 때 좌표가 돼 준다. '현대음악 안내서'인 셈이다.

현대음악이라는 신대륙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기 위해 저자가 택한 방식은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음악과 그들의 삶을 엮어 소개하는 것이었다.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일생이 현대음악을 매개 삼아 모였다 흩어지며 각 작곡가들의 예술적 특성과 의미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스트라빈스키부터 한국의 진은숙까지 모두 40명의 작곡가들의 성장과 작품세계를 한 권에 펼쳐보인다.

저자는 이런 구성에 대해 "말러와 브루크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즈음에서 멈춰 있는 서양 고전음악의 지평을 넓히는 작업이 스트라빈스키에서 출발한다면, 지금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종점은 진은숙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책은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미국, 망명객, 영국, 독일 다름슈타트, 동유럽, 아시아 등 모두 14장으로 구성돼 있다.

시작은 스트라빈스키가 포함된 러시아이며, 마지막은 진은숙이 포함된 아시아다.

저자는 현대음악사를 살펴보면서 20세기 음악의 역사가 20세기 정치사, 문화사와 결을 같이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왜 지금은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작곡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저자는 "우리는 인터넷과 컴퓨터, 휴대전화와 자동차로부터 벗어난 전원생활을 동경하면서도 정작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작곡가들의 심경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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