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대청호, 겨울 풍경 사라졌다

낮 최고 기온 영상 4∼5도 안팎 포근한 날씨
대청호 얼음 구경 못해…얼음호수, 빙어낚시 이제 옛말
호수 수온 상승 빙어서식 어려워 빙어 잡이 포기

2020.01.15 19:02:55

대한을 앞둔 한 겨울인데도 얼지 않은 옥천 대청호 수위가 만수위에 가까운 모습.

ⓒ손근방기자
[충북일보 손근방기자]  옥천 대청호가 얼음구경을 못하면서 겨울 풍경이 사라졌다.

대한(20일)을 앞둔 한 겨울인데도 얼음호수, 빙어낚시 등 대청호만이 갖는 겨울진풍경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상기후 탓인지 몇 년째 영상의 날씨로 얼음 구경 한 번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대전 등 전국에서 겨울 빙어를 잡기 위해 북적여야 하지만 올 겨울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대청호 연안 주민들은 호수가 얼면 얼음 위로 다니는 공기부양 정을 타야하는 불편함도 없어졌다. 현재 공기부양정은 보관소에서 언제든 출동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대청호에 빙어가 없어 고기잡이를 포기한 배들이 호수에 떠 있다.

ⓒ손근방기자
15일 옥천의 낮 최고 기온은 영상 4~5도를 오르내리는 포근한 날씨를 보였으며 당분간 큰 추위는 없을 것으로 기상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대청호는 영하 10도로 내려가는 강한 한파가 1주일간 지속될 경우 두께 20∼25㎝ 이상의 얼음호수로 변하는데 이제 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겨울 빙어행사도 못하고 있다.
 
동이면 석탄리 주민들의 짭짤한 수입원인 겨울 빙어행사를 못해 행사를 따로 개발해야 할 처지다.
 

얼음이 얼지 않은 옥천 대청호 설매 장에 잡초만 수북하다.

ⓒ손근방기자
주민들은 몇 년 전 마을 앞에 생태체험 장을 만들고 썰매 타기 등을 준비했으나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썰 매장은 잡초로 가득했다.
 
겨울 동안 빙어 잡는 낚시 도구를 팔던 노점상들마저도 사라진 지 오래다.
 
대청호 안터마을 한 주민은 "예년 같으면 대청호가 꽁꽁 얼어야 하는데 포근한 날씨로 겨울행사를 못하게 돼 주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대청호에서 빙어를 잡을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 이상기후를 생각해 겨울행사 아이템을 새로 개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옥천군이 안전을 위해 대청호 주변에 걸은 안전 플랜카드.

ⓒ손근방기자
옥천군이 만에 하나 안전을 위해 걸은 플래카드만 호수주변에 덩그렇게 걸려있다.
 
더 큰 문제는 대청호 주민들의 겨울철 소득원인 빙어가 잡히지 않는데 있다.
 
군북면 석호리 어업인 손 모(70) 씨는 "40년째 대청호에서 고기를 잡고 있지만 날씨가 이처럼 포근하기는 처음이다. 아예 겨울 빙어낚시는 포기하고 붕어만을 잡고 있다며" 대청호 수위가 최고까지 올라온 데다 날씨까지 푹해 공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냉수성 어종인 빙어는 겨울에 추워야 잘 번식하지만 영상의 날씨인 탓에 호수 수온이 높아 서식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날도 호수 위 낚시 배들은 바람에 일렁이며 출어만을 기다리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앞으로 추위에 대비해 대청호 주변에 안전을 위한 플래카드를 걸고 계도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대청호는 얼음구경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청호 수위는대청호 수위는 15일 현재 상시 만수인 76.5m보다 아래인 75.36m를 기록했다.

옥천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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