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2019.12.23 16:11:42

[충북일보]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가 마침내 도입됐다. 신문업계의 10년 요구가 열매를 맺었다. 유리지갑 샐러리맨들에게는 솔깃한 유혹이다. 하지만 한 번 등 돌린 독자들이 얼마나 돌아올지 의문이다.

*** 일단 마련된 활성화 돌파구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뉴스'가 강세인 시대다. 신문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미디어 강자다. 그런 신문이 위기에 놓인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법안이 통과됐다. 신문 시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가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신문 구독료에 대해 도서 구입비 및 공연 관람비와 동일한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업계가 정치권에 10년 동안 줄기차게 요구한 결과다.

신문 구독자도 이제 구독료에 대해 소득공제 받을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사용과 똑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회가 신문의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이 법의 적용은 2021년부터다.

신문은 도서 등과 유사한 지식정보 매체다. 한 마디로 사회적 공공재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도서구입비나 공연 관람, 박물관·미술관 입장 요금처럼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법 개정으로 문제가 해결됐다.

신문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다. 특히 지역신문은 늘 지역주민과 소통한다. 지역과 관련된 지식을 공유하고 전달한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공공 콘텐츠다. 알 권리를 위한 공적 기능도 수행한다. 일종의 지식 공공재인 셈이다.

물론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제도가 시행되면 신문 구독자에 대한 세수는 줄어든다. 하지만 전체적인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 신문사와 유관산업인 광고 산업과 인쇄 산업의 매출이 오르기 때문이다. 법인세 세수의 확대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는 세수확대로 이어진다. 부수적으론 지역신문 재정 건전성도 제고하는 방안이다. 고용증대 등 경제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지방분권 강화에도 유효하다. 지역신문이 지방분권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법 개정은 신문의 공적 기능 강화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신문사도 더 적극적으로 신문 구독을 권유·장려할 수 있다. 학계에선 미국·일본·유럽처럼 신문 구독을 세금으로 지원하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몇몇 선진 국가들은 이미 신문 구독을 세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신문 구독에 대해 소비세 및 이용세를 면제하고 있다. 프랑스는 신문 배급과 현대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 배달사업자에겐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

영국은 신문 보급 확산을 위해 부가세를 감면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일반상품에 적용하는 부가가치세를 신문에는 낮게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우편 요금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덴마크는 신문 제작 및 디지털 혁신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신문 배달을 직접 관장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세법에 따라 신문 판매수입을 경상비로 공제해준다. 한국도 일단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제 정부와 국회, 신문업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 보다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 더 다양한 지원 이끌어내야

신문의 위기는 '신문사만의 위기'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신문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문은 예나 지금이나 저널리즘의 정도를 지키려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권력 비판'과 '약자 보호'라는 사명을 지켜내며 언론의 중심에 서려하고 있다. 하지만 신문의 위상은 자꾸 흔들리고 있다. 지역신문들은 생존의 기로에서 헤매고 있다.

독자는 양질의 정보를 뉴스로 제공받아야 한다. 하지만 신문사 경영이 악화되면 양질의 뉴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짜뉴스'와 같은 사이비 언론이 득세할 수밖에 없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신문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을 떠올린다. 더불어 '나에게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후자를 택하겠다'는 그의 말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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