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시대의 안보의식

2019.11.04 17:59:05

[충북일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 북한의 전 절대권력 김정일이 남긴 유훈이다. 현재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의 아버지가 남긴 말이다. 북한의 진심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

*** 현실 정확히 파악해 대비해야

북한 핵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된지는 오래다. 북한은 지금도 여전히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미사일 발사 실험을 11차례나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도 강행했다. 모두 12차례, 점점 고도화 하고 있다.

반대로 대한민국 군사력은 위축되고 있다. 한미 동맹은 상당히 이완된 상태다. 9·19군사합의에도 많은 문제가 보인다. 외교적으론 점점 고립되고 있다. 안보 상황이 6·25전쟁 이후 가장 좋지 않다. 국민 안보의식마저 퇴색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마저 감싸는 듯한 분위기다. 북한은 지난달 31일에도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 국군은 비행거리 370㎞, 고도 90㎞로 탐지했다. 청주 공군기지도 북한의 방사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북한 관영매체는 대놓고 '기습적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지금 북한이 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대상은 대한민국 외엔 없다.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쏠 경우 남한 강토 대부분이 사정권에 든다. 방약무도한 군사적 협박 행위다.

그런데 안보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너무 안이하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태도가 대표적이다. 정 실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북한이 개발하는 미사일은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정상적 판단이라고 하기 어렵다.

대단히 위험하고 잘못된 상황인식이다. 미국이나 일본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미국은 "동맹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한 나라의 군사안보 책임자의 반응치곤 너무 태평하다.

북한의 핵 문제는 점점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 했다. 북한이 방사포 두 발 쏜 바로 다음 날이다.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한의 방사포 발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뜻을 전한 셈이다.

정부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의 희망대로 대북제재가 쉽게 풀리긴 어렵다. 북한의 도발을 무작정 감싸는 걸로 얻을 것도 별로 없다. 대신 북한이 대화 외엔 길이 없음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때론 따끔한 질타가 약이 된다.

미국의 기본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하지만 북한의 생각은 다르다. 최소한의 핵을 지키려 하고 있다. 완전한 비핵화엔 그만큼의 갭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타협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안보 불안이 지적되는 까닭도 여기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점차 허구로 드러나고 있다. 현실을 정확히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정부는 민족 공조의 환상에서 탈피해야 한다. 말로만 "우리 민족끼리"를 외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한미 공조부터 강화해야 한다.

적보다 더 무서운 게 내 편의 무능이다. 무능한 지휘관은 군(軍)과 안보체계를 한꺼번에 무력화 할 수 있다. 수천만 명의 유능한 병사와 국민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 진정한 평화는 힘의 균형에서

신냉전 시대다. 아시아에선 중국이, 유렵에선 러시아가 미국과 냉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군사 제휴를 맺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훈련도 매년 벌이고 있다.

중국은 김정은 집권 이후 7년 동안 북한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북한이 미국의 전방위 공세를 받자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핵공모(nuclear collusion) 형태로 북한의 뒤까지 봐주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의 입지가 조금은 나아졌다. 미사일 발사실험도 잦아졌다. 하지만 상대의 관용에 의존하는 호구지책의 시기다. 상대가 평화를 깨면 그대로 깨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남북 모두에게 미래의 거대한 위협이다. 역사에서도 수없이 입증됐다.

정부는 싫든 좋든 한미동맹의 신뢰도 재건에 애써야 한다. 진정한 평화는 비슷한 힘과 지렛대를 갖춰야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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