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신다고 뼈가 약해질까

밖에서안으로

2019.10.14 16:50:28

박영순

<이유있는 바리스타> 저자, 서원대 교양학부 겸임교수

커피애호가들에게 '뼈 건강'은 적잖은 스트레스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골다공증(Osteoporosis)에 걸려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이 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1~2년사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 뼈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뼈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이 칼슘이다. 칼슘은 몸에 가장 많이 저장되는 무기질인데, 건강한 성인이라면 체내의 총량이 1kg 가량이다. 칼슘 저장량은 청소년기에 증가하기 시작해 30세 전후에 최대에 달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 매년 1~2% 감소하기 때문에 칼슘을 조달하는 것은 뼈 건강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칼슘은 생리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현상이 잦을 수 있다. 혈액을 타고 인체를 순환하는 칼슘의 양이 부족해지면, 인체는 부갑상선호르몬의 농도를 높여 뼈에 들어 있는 칼슘을 혈액으로 빼내 사용하도록 한다. 혈액 속의 칼슘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뼈의 칼슘을 빼 스는 일이 잦아지면 골다공증 현상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칼슘이 뼈에서 혈액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고려해 우선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우유, 유제품, 해산물은 칼슘이 풍성하고 흡수도 잘된다. 단백질에 들어 있는 칼슘은 아미노산이 위장에서 흡수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치즈나 브로콜리, 진한 녹색 채소, 과일, 멸치, 미역, 해조류 등에도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다음으로는 인체에 들어온 칼슘이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증가시키고 뼈에 잘 스며들어 굳건하게 자리잡도록(침착) 한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뼈가 약해지는 골연화증(Osteomalacia), 일명 구루병(Rickets)이 발생한다. 비타민D는 섭취와 자외선에 의한 피부 합성을 통해 체내로 공급된다.

세 번째로 인체에 들어있는 칼슘이 필요 이상으로 체외로 배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논란거리가 되는 것이다. 카페인이 소장에서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신장의 이뇨작용을 촉진해 소변으로 칼슘을 배출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통상 아메리카노 커피 1잔당 칼슘 6mg이 손실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커피로 인한 이 정도의 손실은 우유 3스푼으로 보충할 수 있는 것은 입증되면서, 골다공증만을 우려해 여러 모로 건강 증진에 유익한 커피를 금기시하는 태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커피와 우유를 함께 즐기는 폐경 여성이 커피와 우유를 둘 다 마시지 않는 폐경 여성보다 요추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절반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는 충남대 서윤석 교수팀의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이다. 커피와 우유를 함께 즐기는 여성의 요추 골다공증 진단율은 23.6%로, 우유만 마시거나(34.3%), 커피만 마시거나(38.2%), 커피와 우유를 모두 마시지 않는 여성(46.7%)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우유 섭취빈도가 잦을수록 골다공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로 판정이 됐다면 칼슘 조달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칼슘을 보충하는 동시에 카페인과 탄산음료를 자제해 체내 칼슘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강과 관련한 모두 행동은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항간의 말에 공연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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