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형님 영면하시던 날

2019.10.06 18:01:06

형님 영면하시던 날
- 갑작스런 농기계 사고-
                     이수진
                     충북시인협회


이생과
내생의 경계를 모르고
쉼표 없이 달려왔습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삶의 공(功)이
여생의 끝자락까지
굴러갈 수 있었던 행복의 공(功)이
어느 순간 딱 멈춰버렸습니다

우르르 꽝~꽝~

마른하늘 날벼락에
그만, 터지고 말았습니다

공(功)을 채워왔던 바람마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날벼락도 스스로 놀라
목울대가 부러졌습니다

문을 박차고
내 혼마저 달아나 버렸습니다

생시가 아닌 꿈이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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