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하늘이 경계 없이 잘 어울린다. 나무의 숨소리를 듣고 숲과 놀아준다. 신비로운 녹음의 여름 세상을 만든다. 숲과 물이 뒤엉켜 미지공간을 만든다. 다양한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숲으로 다리'가 신비의 세계로 이끈다. 새소리가 어우러진 숲길이 청정하다. 산과 물의 조화로 신비감이 배가된다.
ⓒ함우석 주필천교 아래 폰툰교.
ⓒ함우석 주필동구래마을 표지석.
ⓒ함우석 주필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단체사진.
동구래마을을 찾아간다. 호수 길을 따라 바람과 나무가 어울려 청량감을 준다. 숲속 공기가 맑고 햇빛이 찬란하다. 꽃의 영롱함이 내주는 느낌이 색다르다. 작은 마을 곳곳에 작은 쉼터가 눈에 띈다.
능소화가 여름 날 존재 가치를 확연히 드러낸다. 폭염을 견디고 활짝 펴 하늘로 솟는다. 초록 나뭇잎에 얹혀 자기자랑에 열중이다. 정원 뒤 소나무 숲엔 피톤치드가 쏟아진다. 머잖아 필 산국향도 코끝에 잔향으로 남는 듯하다.
동구래는 동그란의 어원에서 유래한다. 모든 사물의 시작인 씨앗과 꽃을 상징한다. 꽃과 나무, 자연이 주인인 마을이다. 입구부터 여름 꽃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기나긴 폭염에 지친 듯 스러져 있다. 꽃도 벌써 지우고 없다.
정원 징검다리 사이로 조그만 개울이 흐른다. 손을 담글 정도의 물이 흐른다. 그늘이 시원한 정자도 보인다. 잔디 위 맷돌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여기저기 눈 돌리는 대로 조형물들이 눈에 띈다. 마치 비밀의 화원처럼 아름답다.
토우로 만들어진 개구리와 물고기가 인사한다. 아기자기한 생활 소품들이 그대로 작품이 된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 자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담한 작은 연못 주위에 붓꽃이 무리를 이룬다. 나비 한 마리가 주위를 돌며 반긴다.
전시실에도 들려본다. 여러 종류의 분재가 눈에 띈다. 폭염에 지쳐 있는 풍란을 한참동안 바라본다. 밖으로 나오니 패랭이꽃이 반긴다. 꽃말처럼 순결하게 피어 있다. 꿀풀도 무리로 피어 인사한다. 매발톱은 꽃을 떨군지 지 오래돼 잎만 무성하다.
전시실 뒤쪽 산책길이 예쁘다. 짧지만 물길 따라 꽃길 따라 걷는 재미가 있다. 꽃밭에만 꽃이 피어 있는 게 아니다. 가을이면 마을 사잇길 농로에도 산국이 한 가득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마을 전체가 꽃밭이다.
동구래의 어원은 '동그란'이다. 마을 이름도 주민들끼리 '동그랗게' 어울려 살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동구래마을에선 천천히 하나하나 음미하듯 보는 게 좋다. 씨앗과 꽃의 의미까지 되새겨봐야 한다. 그래야 원천과 모태를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꽃 여행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