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몽니 부리는 도의원들

2018.06.14 17:44:03

오창근

충북참여연대 사회문화 국장

6·13 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이다.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읽지 못한 홍준표 대표의 패착도 선거 참패에 한몫을 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지역에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의 목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 애석할 따름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6월 11일, 충북도의회는 자유한국당 의원 중심으로 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했다. 2017년 물난리 때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레밍' 발언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김학철 의원이 대표발의를 했고, 임병운 의원 등 9명의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임기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을 상황에서 인권조례폐지를 시도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넘어 분노마저 든다.

충북도의회는 2013년 11월 인권조례를 제정했고, 2016년 인권증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인권센터에서 근무할 인권옹호관 두 명도 이미 채용했으며 6월 26일 인권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당선 가능성도 불확실한 의원들이 조례안 폐지를 발의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무소속 김학철 의원을 비롯한 9명의 의원 중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박병진 의원 한 명뿐이다. 9명의 의원은 모두 낙선해 6월 말로 임기가 종료된다. 선거 준비과정에서 낙선 가능성이 예상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는 마당에 재나 뿌리자'란 심사가 아니고는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충북인권연대는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도지사 후보와 청주시장 후보, 제천시장 후보, 충주시장 후보에게 정책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각 당 도지사 후보에게는 인권센터의 위상 강화를 위해 추후 인권정책담당관 채용을 질의하였고. 시장 후보자들에게는 인권조례제정 의사와 인권센터 설치 의사를 물었다. 도지사 후보자 모두는 전면수용의사를 밝혔다. 청주시장 후보자들 중 자유한국당 황영호 후보자만 조건부 수용을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후보자들은 전면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조길형 충주시장과 이상천 제천시장 또한 인권조례를 우선 제정하고 이후 인권센터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증평군 인권조례 폐지라는 아픔이 있었지만 청주시를 비롯한 충주시, 제천시가 인권조례를 제정하고 추후 인권센터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런 와중에 10명 중 9명이 낙선한 의원들이 인권조례 폐지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도민에 대한 배신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번 선거에서 충북도의회 32석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28석, 자유한국당 4석으로 도민은 여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자유한국당은 도민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자문하고 반성하는 것이 순서이다. 인권조례가 도민 간에 역차별과 부작용을 낳는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마지막까지 몽니를 부리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인권조례 폐지안은 해당 상임위 상정을 앞두고 있다. 행정문화위원회 의원은 5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명과 무소속 의원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다. 이번 선거 출마 등으로 사퇴한 의원을 제외하면 현재 충북도의원들은 24명으로 이 중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15명, 무소속 의원이 3명으로 표 대결로 가면 조례폐지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인권센터 설치는 2014년 이시종 지사의 공약이다. 4년간의 노력 끝에 인권센터 설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례폐지를 운운하기 전에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드려 자숙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도민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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