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도의 울창한 숲속 대장봉에 오르면 많은 게 보인다. 섬의 풍경과 섬 마을 속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오롯이 펼쳐진다. 선유도의 바다에는 언제나 옥빛이 가득하다. 점점이 늘어선 모습이 환상적 풍경을 연출한다. 멀리 보이는 망주봉의 모습은 언제나 장엄하다.
ⓒ함우석 주필둥근 자갈에 부딪는 옥돌해수욕장의 파도소리는 은은하다.
ⓒ함우석 주필선유도 장자대교
ⓒ함우석 주필선유도 장자할매바위
ⓒ함우석 주필선유도해수욕장은 부드러운 모래와 잔잔한 파도가 편안하다.
ⓒ함우석 주필90차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단체사진
ⓒ함우석 주필선유도, 아니 고군산도 전체가 이제 섬 아닌 섬이 됐다. 다리가 놓여 져 섬사람들은 차를 타고 집에 오는 꿈을 이루게 됐다. 승선 시간을 따지지 않고 아무 때나 집으로 올 수 있게 됐다. 배가 다니던 바다는 땅이 됐다.
선유도 트레킹 코스는 '고군산길' 또는 '구불8길'이라고 부른다. 총 21.2km에 이른다. A코스는 선유2구 마을 중심에 위치한 선유시정안내소에서 출발한다. 선유시정안내소-선유도 해수욕장-오룡묘-천사날개(벽화)-망주봉-선유3구마을-대봉전망대-몽돌해수욕장-전망데크-군산시정안내소-초분공원-장자대교-장자발전소-대장도-장자마을-장자대교-초분공원-군산시정안내소 코스로 약 12.4km 정도다.
B코스는 선유도관광안내소(선유도 선착장)- 선유대교-무녀1구-무녀봉 입구-무녀봉- 무녀염전-무녀초교-선유대교-선유1구-옥돌해수욕장-선유봉-장자대교-초분공원-군산시정안내소-선유도 관광안내소 코스로 약 8.8km 거리다. 이중 망주봉, 선유봉, 대장봉, 무녀봉, 남악산 등산은 별도의 코스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트레킹 및 다섯 개 봉우리 등산을 모두 하려면 적어도 2박 3일 정도는 잡는 게 좋다.
하지만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개발이 매번 정답은 아니다. 자연은 지켜야 유지된다. 길은 산 따라 물 따라 간다. 지역과 사람을,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소통한다. 같은 듯 서로 다른 삶을 만들어 낸다. 각각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준다.
길은 자존을 되찾아 주기도 한다. 때론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선유도와 장자도까지 차량 접근이 가능해졌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생겼다. 관광객 증가와 개발에 따른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환경오염이 지적되고 있다. 선유도 일대는 청정지역이다. 관광개발로 오염이 돼선 안 된다. 그래야 우럭과 놀래미, 꽃게 등 바다 생명들이 탈 없이 노닐 수 있다. 궁극적으로 섬도 살고 여행객도 사는 길이다.
선유도는 오감만족의 여행지여야 한다. 그렇게 유지돼야 한다. 사람이 자연의 생명 여탈권을 손에 쥐어선 안 된다. 사람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어야 한다. 다리가 놓였다고 생태가 파괴돼선 안 되는 이유는 너무 많다.
클마회원들이 찾은 날 선유도와 장자도, 대장도는 평화로웠다. 포구 어귀마다 고깃배 몇 척이 출렁이고 있었다. 짙게 낀 해무가 하늘빛을 가렸지만 아름다웠다. 점점이 떠 있는 섬을 더 아름답게 했다.
선유도는 이제 섬이 아니다. '섬 아닌 섬'의 반열에 들었다. 그래도 선유도는 여전히 섬이어야 한다. 친환경적인 섬으로 남아 행복을 선물해야 한다. 그럴 의무가 있는 섬이다. 사람들도 그걸 지켜줘야 한다. 아니 지켜내야 한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겨울이 다시 봄을 준비한다. 에너지를 모아 생명의 성장을 시작한다. 새로운 생육을 준비한다. 선유도는 자연이 빚은 보물창고다. 새로운 행복을 생장하는 곳이다. 선유도가 여전히 섬이어야 하는 이유다.
선유도는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신선이 노닐 만한 섬으로 남아야 한다. 때론 물 위에 뜬 섬으로, 때론 산 안에 든 물로 살아야 한다. 여행자에게 언제나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 돼야 한다. 가슴을 들뜨게 하는 섬이어야 한다.
선유도의 가치와 행복을 다시 생각한다. 선유도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사람의 산이고 사람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