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구 의장과 새누리당 임순묵(충주3)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최병윤(음성1) 원내대표, 박한범(옥천1) 의회운영위원장은 3일 오전 충북도청 기자실을 찾았다. 10대 도의회 출범 1주년을 맞아 소회와 계획을 밝히기 위한 자리였다.
저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미흡한 점이 참 많은 한 해였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아 인사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여야 원내대표는 새로 뽑아야할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놓고 서로 대립했다. 지난해 원 구성 당시의 파행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예결위원장 논의에 대한 질문에 새정치연합 최병윤 원내대표가 먼저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최 원내대표는 "(예결위원장) 임명권은 의장에게 있다"며 "의장이 배려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원 구성)을 교섭한다는 취지에서 교섭단체를 만든 것"이라며 "연 초부터 부탁드리고 배려해달라 건의했고, 의장께서도 긍정적으로 말씀했다"고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
이에 이 의장은 "처음에 출발할 때 2개 반 준다고 했을 때 받으시지, 지금 후회하시잖아"라며 우스갯소리로 화답했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원 구성 협상카드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각각 1석과 예결위원장 자리를 새정치연합에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이를 거부했다.
이 의장이 과거 얘기를 꺼내자 새누리당 임순묵 원내대표이 거들었다.
임 원내대표는 "자꾸 당시 새누리당이 잘못해서 (원 구성이) 그렇게 된 것으로 하는데, 당이라는 것은 서로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처음을 자꾸 말씀하시는데 저는 처음에 맡은 게 아무것도 없었고, 긍정적인 발언을 많이 한 의원 중 하나"라고 주장했고, 임 원내대표는 "그쪽 당이 협의안을 절대 반대하면서 대화의 상대로도 안 나오고 거부했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은 새정치연합이 만든 것"이라고 맞섰다.
양당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만난 공식석상에서 옥신각신하자 이 의장은 "이 사안은 이쯤에서 마무리하자"며 서둘러 정리했다.
도의회는 오는 6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새 예결위원장을 결정키로 했다. 이번 주말이 여야가 서로 입장을 정리한 뒤 합의점을 찾는 시간인 셈이다. 볼썽사나운 원 구성 파행이 1년 만에 되풀이되지는 않을지 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