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가치와 형사처벌의 관계

2015.04.15 17:20:14

안재영

청주 유안 법률사무소 변호사

[충북일보]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형법상의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이후 이와 관련한 많은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 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혼인과 가정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에 맡겨야 하며 형벌을 통해 강제될 수 없다'는 이유로 간통죄를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는데, 이와 별개로 국민들 모두가 간통죄 폐지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루어진 설문조사에서 20∼30대 미혼남녀 613명을 대상으로 헌재의 판결에 대한 의견을 설문하였고 이에 남성의 66.3%는 간통죄의 폐지, 여성의 62.3%는 간통죄가 유지돼야 한다고 대답하였는데 흥미로운 결과다.

간통 행위가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없고 이에 대해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행위에 법이 관여하여 형사처벌을 해야 하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며 대표적인 예가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이 되어 있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다. 즉,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하는 행위에 대해 '성교 행위는 사생활의 내밀 영역에 속하는 것이어서 착취나 강요가 없는 상태의 성인 간 성매매행위가 성 풍속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는지 명백하게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건전한 성 풍속 확립을 위해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정당하지만, 성매매 행위를 교화하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최후수단성을 벗어나 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위헌론의 입장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번 간통죄 폐지에 찬성하며 간통행위는 법이 아닌 개개인의 도덕성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보인다. 극단적인 과장을 좀 보태자면 간통죄는 부모님께 효도를 하지 않거나 가족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등 도덕적으로 그릇된 행동을 하는 경우에 형사처벌을 하는 상황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 범죄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성매매에 폭행이나 협박이 개입되지 않고 완전히 자유로운 의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제청이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을만한 행위인지 여부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인지 여부는 명확히 구별되어야 할 문제이나, 현실에서 양자를 구별하고 실제로 적절한 한계선을 긋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하지만 그 어려움과는 별개로 이를 구별하는 것은 법치주의가 구현된 정의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이다. 이번 간통죄 폐지가 이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를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성인들 사이의 강요가 개입되지 않은 성매매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발전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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