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찮은 협상카드도 없이 서로 책임공방만 이어가고 있는 여야 충북도의회가 감투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다.
겉으로는 대화나 소통이 부족했다며 서로의 흠집만 들춰내고 있지만 정작 안으로는 자리다툼이 심각한 실정이다.
기득권을 떠나 자발적이고 통 큰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
이미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해 비난을 자초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자리 양보에 대한 의견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원 구성 재논의까지는 어렵더라도 일부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줘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참여 통로를 확대하자는 의견은 협상자체를 반대하는 강경파의 벽에 부딪히기 일쑤다.
이미 결정된 사항인데다 상대에 끌려갈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은 새정치연합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7일 원 구성 당시를 기점으로 한 치의 양보조차 거부해 온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당초 요구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일부 조정,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본인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한 나머지 더 이상 논의에 진전이 없다는 점인데 위원장 자리에 대한 포기 의사를 내비친 의원들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여기에 양 당 모두 상당수의 의원들이 기존의 입장 번복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어 결국 새누리당은 '현 체제 유지', 새정치연합은 '원 구성 재논의' 등으로 지루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광희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새누리당 내부에서 협상안을 만들지 못했다"는 말로 새누리당의 의견 통일을 촉구하며 어떤 제안이 들어오든 협상 테이블로 나설 의사를 전달했다.
1석이든 2석이든 새누리당이 먼저 카드를 꺼내라는 의도인데 기존 입장(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2석)에서 한 발 물러선 뉘앙스다.
이날 새누리당 임병운 원내대표도 "원내 집행부에서 약간의 논의와 상임위원장 간 접촉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 공감하는 분도 있었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협상의 의지만을 확인한 채 지지부진 끌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감투와 기득권에 연연해 서로 눈치만 본다면 돌아서는 민심을 더 이상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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