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20년, 관사가 멸종한다

2014.07.15 16:02:20

주민이 직접 자치단체장을 뽑는 민선 지방자치시대에 접어든 지 20년.

도지사, 시장, 군수가 살던 관사도 관선시대의 산물로 인식돼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충북에서도 자치단체장이 기거하는 관사가 사라지거나 주민의 품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그 중 옛 충북도지사 관사가 대표적이다.

등록문화재 353호로 1939년 지어진 옛 지사 관사는 '충북문화관'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더 친숙해졌다.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이곳은 지난해 4만3천900여 명이 다녀갔다.

충주는 시장이 살던 관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여학생 기숙사인 충주학사를 지었다.

제천은 관사를 철거하고 어린이집을 신축했다.

옥천군은 쌈지공원, 영동군은 운동경기부 숙소와 자원봉사자 사무실로 각각 쓰고 있다.

통합 청주시 출범으로 민선 5기 청원군수가 사용하던 관사는 청주시청 여자 양궁선수들 차지가 됐다.

오창읍에 있는 양궁장에서 연습을 하던 선수들은 전세 계약 만료로 2년마다 이사를 해야 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청주시도 시장 관사를 주민에게 개방하고 주민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승훈 청주시장은 자비로 매달 100만원을 쓰게 됐다.

오창읍에 자택이 있지만 시청과 가까운 곳에 살아야 긴급한 사안이 있을 때 신속히 보고받고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공과 사 구분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이 시장은 오창 자택은 전세를 주고 그 전세금으로 율량동에 전월세 계약을 했다고 한다.

현재 지자체 소유의 관사에 기거하는 단체장은 이시종 충북지사, 정상혁 보은군수, 임각수 괴산군수, 이필용 음성군수 등 4명뿐이다.

언젠가는 자치단체장이 살았던 관사도 멸종했다는 기록이 남을지 모르겠다.

탈권위시대 시장도, 군수도 시민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애를 쓰고 관사의 변신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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