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인 제2경부 논쟁

2014.06.24 16:57:16

지난 지방선거 때 불거진 제2경부고속도로 논란이 아직도 뜨겁다.

어느 누구 하나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갑론을박만 일삼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 소관은 중앙정부다.

지방이 왈가왈부하면서 '감놔라 배놔라'할 입장이 아니다.

물론 지역의 실익을 따져 의견 개진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제2경부 공방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지난 23일 충북도는 도민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명분으로 '범도민협의회'를 열었다.

말이 좋아 의견 수렴이지 사실상 모든 참석자가 제2경부 건설을 반대했다.

심지어 "공동 대응하자", "범도민 대책 기구를 마련하자"는 등의 말이 오가며 흡사 결의대회를 연상케 했다.

의사 표현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인적 구성부터가 문제였다.

제2경부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지식이 없는 참석자가 있어 회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일부 기관장들은 "(제2경부를) 이 자리에서 알게 됐다",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어제 부랴부랴 공부를 했다"는 말을 농담조로 내뱉기도 했다.

그러면서 회의 말미에 "오늘 설명을 들어보니 중부선 확장이 타당해 보입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충북의 '뜨거운 감자'이자 최대 현안인 사안을 다루는 자리에서 도민의 의견을 전달한다는 각계 대표자들의 대화였다.

새누리당의 태도도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본래 제2경부는 새누리당 중앙당의 지방선거 공약이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게 먼저였다.

그러나 지난 선거 당시 이 사안에 대해 논란이 일자 상대의 과오를 지적하는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시종 지사가 충청권 행정협의회에서 제2경부 조기 착공에 찬성했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이 지사는 '외교적 수사'라는 말로 회피했다. 이 또한 무책임하다. 160만 도민 대표자의 서명이 일개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단 말인가.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정치인들의 온갖 감언이설 탓에 정작 도민들만 혼란에 빠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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