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먼 안전 충북

2014.06.23 17:46:50

세월호 대참사가 발생 두 달을 넘기고 있다. 기본을 무시하고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온갖 위법 행위가 드러났다. 대참사를 겪으며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달라진 것이 없다. 그중에서도 '안전'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안전'의 사전적 의미는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다. 반대로 위험하거나 사고가 우려되는 상태는 위태, 불안 등으로 표현된다.

우리 충북은 아직도 무척이나 위태롭고 불안한 상태다.

지난 16일 오후 4시15분께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서 3층 건물 외벽 페인트칠을 하던 인부 A(57)씨가 2만2천900볼트 변압기에 감전된 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모 등 기본적인 보호장비조차 착용하지 않은 안전 불감증이 인명피해로 이어진 인재(人災)였다.

이 밖에도 공사장 안전장비 미착용, 도심 불법 주정차, 운전 중 DMB 시청 등 생활 속의 안전 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인명피해 등의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들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일상이 됐다.

이를 관리·감독하고 안전대책 마련 등 도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충북도 공무원들의 안전 불감증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일 충북도청에서 '제394차 민방위의 날 화재대피훈련'이 열렸다. 도 최상급 기관의 재난대비훈련은 실망만을 남긴 채 끝이 났다. 비상벨이 울리자 공무원 대부분은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나오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나오는 등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건물을 빠져나왔다. 이어진 소화기 사용 교육에서도 휴대전화를 확인하거나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단 한 번의 모의훈련이었지만 '이들이 과연 도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 혹은 '도민은커녕 자신의 안전이나 지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나이, 성별, 역할을 가리지 않고 팽배한 안전 불감증이 우리 충북 안전의 현주소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안전이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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