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하다

2014.06.11 15:28:38

청주시내 한 중학교에 다니는 A(14)군은 경찰서 단골손님이다.

여드름이 가득한 얼굴에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 또래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지만 각종 범죄로 경찰서를 수없이 오갔다. 처음 보는 기자에게 절도, 폭행 등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털어놨다. 이런 아이의 모습은 순수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 달 뒤 또 다른 경찰서에서 이 아이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차량털이로 붙잡혀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길이라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잔소리를 몇 마디 하자 아이는 '집이랑 학교에서도 아무 말 안 하는데 왜 그러느냐'며 따지고 들었다. 얼마 후 A군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9일 청주시내 한 아파트에서 15세 여고생이 투신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인생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각종 범죄에 손을 대거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가정과 학교를 나와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 범죄를 저지르고 수갑을 찬 아이들,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과 힘겨움에 자살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언제부턴가 사회의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이런 문제는 아이들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무관심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가정의 기능이 약화하면서 가족 간의 교류와 관계 형성의 기회가 줄어들었다. 학교에서는 점수에 따라 아이들을 서열화하고 단편적으로 평가하는 성적·성공지상주의가 만연하다. 지역사회에 마련돼 있는 청소년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 등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어디 하나 마음 줄 곳 없는 상황이 아이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주고 아이들을 궁지로 몰아넣는고 있다. 심각한 악순환이 반복이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보호와 관심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가 기본을 무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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