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 속 조용한 선거전

2014.06.03 20:53:40

6월4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결전의 날이 됐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 사태로 말 못할 속앓이를 해오던 새누리당과 지방권력 탈환을 외치며 일찌감치 선거전에 시동을 걸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기존의 정치 관행을 없애고 개혁과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출범한 통진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들의 성패가 드러나는 날이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사고로 피해자 애도 국면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선거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여기에 새누리당 후보들은 세월호 사고를 이유로 정권 책임론의 확산을 차단하고 후보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가 됐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명함과 문자, 전화를 이용한 '조용한 선거운동'을 추진하는 등 선거운동을 최소한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른 후보자들 역시 조용한 선거운동으로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끌기 위한 노력에 안간힘을 다했다.

충북 광역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는 조용한 선거운동을 고심하다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이색선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통기타 연주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잔잔한 곡으로 콘서트를 열어 유권자들에게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후보에 대한 인식을 각인 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연주를 감상하거나 조용히 노래를 따라 부르며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그동안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수 많은 후보들이 고진감래의 시간을 보냈다.

가족과 지인할 것 없이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각 후보마다 유권자들을 만나는 모습은 절실했다.

한표한표를 얻기 위해 수많은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온몸으로 느껴지는 고통을 감래했다.

그런데 막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때의 기억은 깨끗이 사라진 듯한 모습들이다.

자신들이 원하던 자리를 차지한 후보들은 이때의 마음가짐 대신 우월감이 앞선다.

선거운동 때만 반짝하는 주민과의 약속은 사라져야 한다.

유권자들도 화려한 공약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화려하지 않더라도 지역에 꼭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해낼 능력이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어려웠던 이번 선거전을 통해 후보들이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지역에 꼭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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