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비친 애인은 항상 서시(西施)처럼 특별해 보이는 법인가 보다(情人眼裏出西施). 우리말로 굳이 비유하자면 제 눈에 안경이 될 '정인안리출서시'는 중국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소설로 꼽히는 조설근의 장편소설 홍루몽 79화에 등장하며 널리 회자되었다. 영어에도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렸다(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라는 닮은 표현이 있긴 하다. 그런데 간혹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제일이라고 우기는 이 말이 터무니없을 경우 당치않은 안목에 '아이고 눈도 참 답답하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서시는 왕소군, 초선, 양귀비와 함께 고대 중국 4대 미인 중의 한 사람이다. 아리따운 자태를 본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조차 잊은 채 바닥으로 가라앉았다(沈魚)는 서시, 기러기가 날개 짓을 잊고 땅으로 떨어졌다(落雁)는 왕소군, 달도 빛을 가리고 구름 사이로 숨어 버렸다(閉月)는 초선,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羞花)는 양귀비를 묶어 '침어낙안(沈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라 부르는데 그 중에서도 서시의 미모를 으뜸으로 쳤다. ***좋아하면 서시처럼 보이는 신기한 눈 서시는 기원전 5세기인 춘
"일본인은 싸움을 좋아하면서도 얌전하고, 군국주의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불손하면서도 예의바르고, 유순하면서도 분개하고, 용감하면서도 겁쟁이고,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즐겨 받아들인다." 여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가 1946년 미 국무성의 연구의뢰를 받아 일본의 이해를 위해 쓴 "국화와 칼"의 한 구절이다. 국화는 예술과 평화를, 칼은 전쟁과 폭력을 상징하며 일본인의 이중성을 모티브로 저술된 책이다. 미국과 일본과의 교류역사는 1850년대 구로후네(黑船) 사건 이후 200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서, 미국 역사상 단 한 번도 외침을 받지 않았던 미국이 태평양 끝자락에 있어 잘 알지도 못하는 일본에 의해 진주만 본토를 침공 당했으니, 종전 후 일본을 어떻게 대하여야 할지를 연구하는 것은 당연했을지 모른다. 반면 한일교류의 역사는 약 2천500여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을 거쳐 한반도를 통해 일본으로 각종 문명과 문화가 흘러가 일본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은 정설이다. 한일관계 상호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체로 한국은 전파자로, 일본은 수용자의 관계를 가졌다. 가끔 일본인들이 한국의 해안을 어지럽힐 때 그들을 왜구(倭寇)라라
[충북일보] 4·10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지방의원 재·보궐선거가 역대급 '깜깜이 선거'다. 총선에 묻혀 인물과 공약 모두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여서 더 아쉬울 뿐이다. 충북에서도 5곳의 지방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광역의원 선거 1곳(청주 9선거구), 기초의원 4곳(청주 자선거구·청주 타선거구·제천 마선거구·괴산 나선거구) 등이다. 지난달 29일까지 당선 무효나 사직 등으로 선거의 실시 사유가 확정된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려는 공무원 등은 선거일 전 30일인 오는 11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사직 시점은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사직원이 소속 기관에 접수된 때다. 선거 일정은 동시 실시하는 총선과 동일하다. 재·보궐선거 지역의 선거인은 투표 시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와 함께 재·보궐선거의 투표용지를 추가로 교부 받는다 하지만 문제가 많다. 먼저 유권자들이 동시선거 자체를 잘 모른다. 그러다 보니 해당지역의 지방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자들을 모른다. 누가 더 나은 사람인지는 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무관심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유권자
해마다 이맘때면 단양지역에서는 지난해 가을 파종했던 마늘이 파란 싹을 내밀고 올라온다. 더불어 비닐 속 마늘 싹을 꺼내는 농업인의 손과 마음이 바빠지는 시기다. 여기저기서 마늘 싹을 꺼내는 농업인들의 모습은 한 해 농사의 시작과 봄을 알리는 단양지역의 모습이다. 단양하면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마늘이다. 마늘은 오래전부터 단양을 대표하는 농산물이고 품질도 으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입맛도 변해 우리의 전통적 양념 채소인 마늘의 소비량도 주는 추세다. 소비자의 마늘 구매 방식도 엮은 접 마늘보다는 깐마늘이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간 마늘구매가 인기다. 마늘을 생산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소비자 수요에 맞게 깐마늘이나 간 마늘 생산에 유리한 난지형 마늘 재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마늘 품종은 크게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하는 난지형과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에서 재배하는 한지형 마늘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매년 한지형 마늘 재배면적은 줄고 난지형 마늘 재배면적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예전엔 한지형 마늘을 주로 재배하던 서산, 의성지역도 점차 난지형 마늘 재
국회의원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다. 서로 반대되는 양 진영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 주장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어쩌면 그들이 말이 보통 방식과 달라서 중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잘못 알아듣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말 중 긍정적이고 사랑에 찬 말 그리고 희망차고 유익한 말만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말을 잘한다는 건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국민을 설득할 능력이 없는 정치가나 권력자는 말 대신 강압적인 힘을 사용한다. 무수한 말들이 날아다녀요 쫑긋 귀를 세워 문을 열어요 말들을 잡기 위해 소리를 키워요 말 속에 숨어있는 의미는 헤아리지 않아요 말과 소리가 난무하는 공간 안에서 발아한 씨앗 가벼운 입을 찾아 또 날아가요 「말의 씨앗」 전문, 안애정 (시집 구피 닮은 여자, 시산맥사 2018) 이 시는 '말하기'와 '듣기'의 중요함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그저 받아들일 뿐 판단하지 않는다. 들은 말을 판단하는 건 우리의 뇌다. 뇌는 감지한 걸 판단하여 다른 기관이 움직이도록 명령을 내린다. 뇌의 기능이 잘못되었거나 혹은 그릇
"당신은 왜 그렇게 사십니까?" 느닷없는 질문에 잠시의 망설임. 답을 하기 전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지?'라는 질문을 재빠르게 던진다. "글쎄요. 답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살아야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에 그저 현실적으로 평범하게 답한 것 같아 마음이 썩 개운치는 않았다. 얼마 전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종교계 큰 스승과의 만남에서 나누었던 대화의 한 장면이다. 자리에 함께한 분들의 얼굴을 돌아가며 살피니 오호라 그들 모두 평탄하지는 않은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지셨구나!' 싶었다. 종교, 정치, 농업·노동계와 언론, 교육, 문화예술계의 현장에서 다들 나름의 뜻과 정의로움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도 그렇다. 생각해 보니 '교직 첫 출발부터 지금까지 평범하지는 않았구나!' 싶다. 평범한 듯 순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깨어지고 꺾이면서도 모른 척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리 살았다. 모두가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해야 한다
#보은읍 학림리 앞도로에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라 "과속단속카메라를 철거 후 차들이 쌩쌩 달려 동네 주민들이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있어요. 잘 있던 카메라를 왜 철거했는지 모르겠어요" 보은읍 학림리 453-1 도로에 설치되어 있던 과속단속카메라가 1월 10일께 철거되면서 과속차량이 증가로 주민들이 생명의 위협 및 심리적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곳은 약 2㎞의 직선도로로 과속차량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았던 곳이다. 마을지킴이 최용호 이장은 "과속카메라가 설치되기 전에 마을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6명의 목숨을 잃었어요. 오죽하면 주민들이 불안해서 마을기금을 들여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지냈겠어요"라 말한다. 그 후 경찰청에선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하였다. 카메라 설치 후 지금까지 사망사고가 없었다. 그런데 단속카메라가 철거되자 2월 14일 오후 2시쯤 주유소 100m 아래 지점에서 승용차 전복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과거의 악몽이 되새기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은 "도로에 나가면 차가 쌩쌩 달려 나에게 달려들까 무서워요" 또 다른 주민은 "꿈속에서 승용차하고 오토바이가 우리 집으로
[충북일보] 국내 합계출산율이 또 떨어졌다. 2022년 0.78명에서 지난해 0.72명으로 내려갔다. 2015년(1.24명) 이후 8년 연속 하락이다. 0.72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21년 기준 1.5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회원국 가운데 1명을 밑도는 나라는 대한민국 외엔 없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여 명이다. 2022년에 비해 7.7%나 줄었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12만2천750명 많았다. 국내 저출생 문제는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 '가족과 출산' 조사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70% 이상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고 있다. 2006년부터 역대 정부는 저출생 해결에 280조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했다. 어마어마한 액수다. 하지만 인구 절벽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저출생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 부족 탓이다. 저출생의 원인은 비교적 분명하다. 좋은 일자리 부족, 높은 집값,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고용·주거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 모든 정책 운영의 틀을 출생 친화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보육과 육아는 국가
차가운 겨울의 터널을 지나 조금씩 봄기운이 찾아오고 있는 충청북도 진천으로 기분 좋은 산책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찾아온 이곳은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에 자리한 대한민국 천주교의 성지, 배티성지다. 배티성지는 이미 잘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천주교가 박해를 피해야 했던 시절 많은 신자들이 숨어들어 교우촌이 형성됐던 지역이다. 지리적으로 위로는 안성과 용인, 서울 등을 오고 가기 좋고 아래로는 목천, 공주, 문경새재를 지나 경상도로도 이어지니 박해 시대에 내륙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하던 장소라고 한다. 본래 배티성지의 '배티'는 '배나무 고개'를 뜻하는 말이다. 이곳 진천에서 안성으로 넘어가는 고개 주변에 돌배나무가 많아 '이치(梨峙)'라고 불렸는데 이를 순우리말로 바꿔 부른 것이'배티'라고 한다. 교우촌이 형성되고 조립식 강당이 지어진 뒤 순교 활동이 이어진 배티성지는 현재 아름다운 본당을 비롯해 순례 코스가 자리 잡았다. 사진 속 성당은 원래 조립식 강당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본당으로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배티성지에는 한국 천주교 천 번째 신학생이자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로 사제를 받은 최양업 신부
지방의 학교 야간 노인 경비원의 삶과 관련한 이야기다. 청룡의 새해에는 국민 모두 가 더욱 풍요롭고 웃음이 가득한 활기찬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024년 새해 벽두에 예년보다 빨리 2023년 경제협력기구(OECD)가 회원국가의 경제순위를 발표하였다. 1966년 12월에 가입한 경제협력기구(OECD) 한국의 경제순위는 2021년 회원국 38개 국가 중 23위에 올랐다. 민족 수난의 1950년. 6·25동란과, 1980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국가가 빚을지는 치욕의 역경을 딛고 경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2020년 1월 전 세계를 덮친 유행병 코로나19 또한 나라 경제를 뒷걸음치게 한 수난을 끈질긴 국민 근성의 도전 정신과, 국민통합으로 경제를 되살려냈다. 2022년6월1일 기준, 국제통화기금(IMF)는 2021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1조6천733억 달러로 국제협력기구OECD)국가 중 11위, 세계27위라고 발표하였다. 2022년 한국의 실질국내총생산(GDP) 1조6천733억 달러는 한국인구 5천만 명의 1인 연간 실질 국민총소득(GDI) 3천2661 달러로 우리 돈 3천628만 원 정도이다. 경제를 모르는 노인이지
MZ세대는 1980년생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M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세대인 Z세대를 합친 용어로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MZ세대는 이전 세대인 X세대 또는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할 때 디지털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다른 생활방식을 보인다고 평가된다. MZ세대는 자기애가 강하고 업무에 있어 공정, 자유, 투명성, 유연성, 자립성을 선호하는 편이다. 공직사회 내 MZ세대의 비중이 41%가 넘는데, MZ세대의 비중 증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노후 준비에 있어 MZ세대 지방공무원은 어떤 상황일까? 경제적 노후 준비는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등 다층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적연금인 공무원 연금은 여러 차례 개혁을 거쳐 2015년까지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변화되었다. 기여금 부담률은 7%에서 9%로 인상되고, 연금 지급률은 20년 동안 1.9%에서 1.7%로 점진적으로 하락하도록 개혁되었다. 그 결과 공무원연금의 보험료 납입 총액 대비 연금 수급 총액의 비는 1.4∼1.7배 수준이 되어 국민연금 가입자(1.5∼2.0배)와 비슷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6년 신규
30여년 서울 생활을 접고 평생 익힌 커피 기술과 지식을 고향에서 펼쳐 보이겠다며 단양으로 간 친구에게서 분노에 가득 찬 장문의 글을 받았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문화공연장이 파괴될 지경에 처해 있으니 주변에 널리 알려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막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요지는 이랬다. 단양군이 혈세 8억원을 들여 어렵게 만든 '나루공연장'을 부수고 그 자리에 지하 2층·지상 5층짜리 주차타워를 세운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민심이 흉흉하다. 특정 업체가 지역 상인들을 부추겨 주차장 추진 동의서를 은밀히 받아내고, 행정기관은 이를 묵인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문화행사는 물론 주민 휴식처로 활용되는 있는 '공원형 공연장'을 없애 버리고 1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다시 쏟아 붓는 데는 '모종의 커넥션'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불거져 검찰 고발까지 치달을 험악한 분위기이다. 시간이 걸리고 아픔도 겪겠지만 상부기관인 충북도의 조사와 사법기관의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고 일은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농촌지역의 주차장 확보가 비단 단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결방법에 관한 합의가 필요하다. 인천 남동구, 수원특례시 등
점심을 먹고 교실로 가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방글라데시 학생이 커피를 줬다. 괜찮다며 사양했는데 세 개나 샀다며 손을 내민다. 고맙다며 받았더니 수줍게 웃으며 다른 교실로 향한다. 지난 학기에 공부한 선생님 반이다. 나중에 들으니 이번 학기에 공부를 시작한 선생님까지 주려고 세 개나 사 온 거였다. 성실하지만 내성적인 학생으로 내 기억 속에 있다. 결석도 없이 꾸준히 출석했는데 드러나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2단계, 3단계를 통과하고 이번 학기에 4단계를 공부하는 학생인데 그동안 공부했던 선생님들께 나름대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올해 상반기 사회통합프로그램 한국어를 개강했다. 음성군 지역에는 사회통합 운영기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과정 신청은 1~2분 만에 마감됐다. 이 과정을 신청하기 위해서 보는 사전평가도 신청하기가 쉽지 않은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과정 신청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이번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고려하여 평일에 신청하지 않고 일요일 아침 9시로 정했다. 인터넷 시계를 보며 9시 정각에 로그인해야 한다고 미리 안내하고 빠르게 신청해
조팝꽃이 한창인 계절의 언덕받이에서 아지랑이 속삭임 포근한 봄 날이었다. 내가 운영했던 '부천 하나유치원' 소풍을 기억한다. 나의 생애 한 가운데에서 내 꿈을 늘 바라봐주시던 어머니는 외손자 돌보미로 소풍길에 따라나섰다. 원아들과 학부모를 태운 대형버스가 줄지어 수목원 입구에 들어섰다. 봄 길 초입에 핀 민들레가 노란 꽃잎을 뱉어내고 버들 강아지가 가느다란 눈망울을굴린다. 낮은 산자락에서는 머룻잎이이슬을털어내고, 물푸레나무가 낭창한 날개짓으로 뒤척인다. "오리 꽥꽥 병아리 삐악삐악 참새 짹짹" 두 줄로 나란히 손 잡은 원아들이 선생님 구령에 맞춰 발걸음을 옮긴다. 노랑색 원복을 줄지어 입은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내 어머니는 그 동안 여유로운 풍류 한번 즐기지 못하고, 한가하게 노닥거릴 여유가 없으셨다. 그런 지난 오랜 세월 쉼 없는 삶을 겨우 내려놓고 가게로부터 도망치 듯 떠나오신것이다. 그 모습이 마치 숲속의한마리 청솔모처럼 신선한 산소를 마시며 초록 눈을 번쩍 뜨신다. 길가에 홀로 선 모란은 낙화를 슬퍼하며 한 생애 꽃잎이 눈물되어 떨어지고, 보랏빛 라일락이 부드러운 봄 바람을 끌어당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이름없는 작은 꽃이파리
[충북일보] 자치경찰제 도입 3년이 다 돼 간다. 충북도가 2기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1기 위원회 위원의 임기는 오는 5월 27일 만료된다. 2기 위원임기는 오는 5월 28일부터 2027년 5월 27일까지 3년이다. 자치경찰제는 2021년 7월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시·도지사 소속의 유일 자치경찰조직인 자치경찰위원회가 전국 18개 시도에 신설됐다. 먼저 국가경찰 사무와 자치경찰 사무가 분리됐다.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역 특성에 적합한 치안 서비스 제공이 주목적이다. 그런데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자치경찰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치경찰의 지휘·감독 등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자치경찰위원회는 그동안 시·도별로 정례회의를 개최해 왔다. 하지만 안건 내용이 주로 자치경찰 사무 담당 공무원의 인사와 행정사항에 대한 의결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정책 관련 조사·연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위원 임명권이 시·도지사에 있다 보니 정치적 중립성 확보마저 쉽지 않았다. 물론 지역에 따라 눈길을 끄는 경찰 행정이 하나둘 도입되고는 있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 업무가 제대로 독
▲유병수씨 별세, 유현덕(전 충청타임즈 사진부 차장)씨 부친상 =발인 3월1일 오전8시20분 충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특 3호실. 043-269-6969
대한제국은 경술년인 1910년 8월 29일 한일 병합(韓日倂合)으로 멸망하며 나라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기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그 후 일제의 억압적인 무단통치, 윌슨(Thomas Woodrow Wilson)의 민족자결주의 원칙 선언, 1919년 2월 1일 중국 동북부 길림성의 무오독립선언, 동경 유학생의 2·8독립선언, 김규식(金奎植)의 독립 시위 주문, 고종의 독살설 등에 영향을 받아 3·1운동이 벌어졌다. 원래 비폭력적인 3·1운동은 기미년인 1919년 3월 3일로 예정되었으나, 옥파(沃坡) 이종일(李鍾一)이 보성사(普成社)에서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다가 종로경찰서 고등계 형사인 신철(申哲: 일명 申勝熙)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3월 1일로 앞당겼다. 3·1독립만세운동은 민족종교인 천도교를 비롯해 기독교와 불교가 주도했다. 독립선언서 초안은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이 작성하였고,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가 교정을 보았으며,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이 공약 3장을 덧붙였다. 원래 기미년 3·1일 항일독립선언은 오후 2시에 민족대표 33인과 청년학생들이 탑골공원(파고다공원)에 모인 가운데에 선언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민족대표인
그림을 그릴 때 최소단위가 점(點)이다. 점들이 모이면 선(線)이 되고, 선들이 모이면 면(面)이 된다. 이처럼 그림은 점-선-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화가의 이름이 김점선(1946-2009)이다. 이름부터 그림을 위해 태어난 듯한 김점선의 그림을 보면 유치원 다니는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다. 세련되지 않고 어린아이가 담벼락에 낙서한 듯한 평면적인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전시회를 열면 완판되는 비평과 찬사를 한몸에 받는 인기작가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심리가 잠재돼 있고, 그런 세계를 그린 그림을 좋아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파블로 피카소는 "라파엘로처럼 그리기 위해 4년이 걸렸다. 그러나 어린아이처럼 그리기 위해서는 평생을 바쳐야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린아이는 규칙이 없다. 그래서 자유롭다. 그리고 한계가 없다. 그러나 어른이 된 후에는 그 규칙을 깨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12살에 이미 라파엘로처럼 그릴 수 있었다고 자신했던 피카소였지만, 천진난만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평생이 걸렸다고 말한 것이다. 필자가 아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정부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의료 공백 혼란이 전국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의사와 정부의 갈등은 의사 수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누구보다 더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온 국민이 공감하는 바다. 객관적 수치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1천 명 당 의사수가 평균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1명에 머문다. 최근 OECD 국가들은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는 추세여서 갈수록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정부 설명에 의하면 매년 2천 명 씩 증원하더라도 OECD 평균에 도달하는 시점은 앞으로 27년 후인 2051년이 된다. *** 의대 증원에 국민적 공감대 의료계는 의대 증원에 강력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의사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며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2047년이 되면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현재도 의사 수가 부족한데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계는 의료 이용 접근성이 높아지면 공급이 수요를
『동의보감(東醫寶鑑)』으로 유명한 조선조의 명의 허준(許浚)은 평시 고관대작의 집에 왕진 가지 않기로 유명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벼슬이나 한답시고 의원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오라, 가라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관대작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허준은 이런 왕진 요청이 올 때마다 자신이 각기병으로 걸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갈 수 없다고 핑계를 대곤 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허준도 임금의 행렬을 따라 의주를 향해 급히 피난을 가게 되었다. 이것을 본 이덕무(李德懋)라는 사람이 허준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대감, 각기병에는 그 어떤 약보다도 난리탕이 최고인가 봅니다." 다급해졌을 때의 허준의 행동을 보고 비꼬아 한 말이었다. 이와 같이 인간에게는 다급해지면 분발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 또 따습고 배부른 때에는 하기 싫거나 하지 못했던 일들도 사정이 다급해지면 거뜬히 해내는 수도 많다. 이를테면 평소에는 힘이 약했던 어머니가 위기에 처한 자녀를 구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수가 종종 있듯이 위기적 상황은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엄청난 기후 위기에 직면하고
'비건 패션'이라는 단어가 국내 패션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10년도 채 안되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매체에서 비건 패션, 비건 가죽이라는 단어를 질리도록 들린다. 비건 패션이란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을 뜻하는 말이다.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는 채식주의자인 '비건'에서 비롯되었으며 동물 학대와 착취 등을 통해 얻어지는 가죽과 모피의 소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탄생되었다. 과거에는 동물권과 환경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비건 패션'을 지향했고 최근에는 MZ 세대의 가치 소비 추구 경향이 짙어짐에 따라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피부로 와닿는 여러 동물복지 문제나 환경문제를 체감한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 물결 속에 패션 시장에서 '비건'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들리는 이 '비건 패션' 카테고리 중에서도 아마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비건 레더', '비건 가죽'일 것이다. 일단 비건 가죽에 대해 설명하자면 동물의 희생을 막기위해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천연가죽을 흉내 낸 가짜 가죽이다. 대게 인조가죽과 비건 가죽에 대해
[충북일보] 청주시가 (가칭)청주박물관 건립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6일 '청주지역 선사시대 유물조사 용역'과 '박물관 건립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 박물관 건립 길이 열린 셈이다. 청주시는 6월까지 용역을 마친 뒤 7월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박물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사전 행정절차를 거쳐 2026년 착공, 2028년 준공 목표다. 소로리 볍씨 발굴은 획기적이었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볍씨 관련 지식을 한꺼번에 뒤집었다. 이전까지는 1만2천 년의 중국 후난성 유적지 볍씨가 인류 최초라고 알려져 왔다. 소로리 볍씨는 벼농사 경로까지 뒤집었다.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발원해 아시아로 퍼졌다는 기존설을 바꿨다. 그 전에 이미 한반도에 농경사회가 정착됐음을 알렸다. 소로리 볍씨는 1998년과 2001년 10월 2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탄소연대 측정 결과 1만3천~1만5천 년 전의 볍씨로 인정됐다. 세계 학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공인받았다. 소로리의 기적이다. 영국의 BBC방송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널리 보도 됐다. 소로리 볍씨는 세계 대학 등에서 고고학 자료로도 쓰이
우리는 평소 남을 돕는 일에 얼마나 익숙할까. 연말연시에 이르면 연례행사처럼 이웃돕기 등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을 벌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위한 봉사나 적선하기는 쉽지 않다. 적선(積善)은 착한 일을 쌓거나 동냥질에 응하는 일을 말한다. 적선의 반대편에 인색(吝嗇)이란 말이 있다. 인색은 재물을 아끼는 태도가 몹시 지나쳐서 자기 것만 아껴 남을 도울 줄 모르는 이기주의로 비호감의 표상이다. 인색하기보다는 적선하는 것이 좋음은 당연할 것이지만 현실 상황에 부닥치면 생각대로 잘되지 않는다. 나는 최근 내가 겪은 일로 이 적선과 인색을 생각하게 되었다. 시골로 귀촌해서 생활하는 나는 설 쇠러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고속버스를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다. 마침 지하철 빈자리가 있어 여느 때처럼 돋보기를 끼고 책을 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시골 농부 목소리 같은 투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백 원짜리 껌 하나 팔아달라고 왔습니다, 자일리톨껌은 천 원입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장애인 전동차를 운전하는 백발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그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다 "어떻게 하지?" 나는 머뭇거리다 껌이라도 하나 살까, 하다 아냐 그냥 천 원이라도 드리자 마
더불어민주당이 인재 15호로 영입한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거취를 두고 지역정가가 어수선하다. 당적을 바꾼 이력이 있으나 그동안 신용한은 대표적인 보수진영의 인사였다. 박근혜 정부시절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그는 2020년 1월 보수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 전략단장으로 보수 통합에 참여했다. 2021년엔 국민의힘 대권후보 원희룡 캠프의 상황실장으로, 2022년 3월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정책실무 총괄책임자로 활동했다.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도전을 시도한 바 있으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바른 미래당 소속으로 충북지사에 출마했다. 누가 봐도 찐 보수로 비치던 신용한이 지난 2월 7일 더불어 민주당 15호인재로 영입됐으니 펄쩍 놀랄 일까진 아니다하더라도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나올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의 전향에 대해 보수층 지지자보다 진보층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을 주목하게 된다. ***권력욕심에 흔들리는 정체성 국민의 힘 지지자들은 '당에 많이 섭섭했나 보네. 그렇다고 정치적 신념을 바꾸나' 정도의 석연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일부 민주당 당원들은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로 신용
[충북일보] 전공의 의료거부 사태 1주일이다. 충북지역 주요 병원 주말 응급실 운영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26일 기준 충북도내 전공의와 인턴 200명 가운데 모두 161명이 의료파업 중이다.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휴가를 낸 뒤 출근하지 않고 있다. 충북대병원 137명의 전공의·인턴 가운데 122명이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청주성모병원 21명, 건국대 충주병원 9명, 청주효성병원 4명, 제천서울병원 3명, 충주의료원 2명 등도 이탈한 상태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놓고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심각하다. 출구 없는 대치로 치닫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3월이면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들도 병원을 떠나게 된다. 의사를 만나지 못하는 환자들이 속절없이 쓰러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민 불안이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고 있다. 마침내 정부가 오는 29일을 복귀 시한으로 제시했다. 앞서 지난 23일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먼저 의료법에 따른 복귀 명령 거부 등 불법 행위에 대한 사법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