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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억울한 옥살이 후 '제2의 고향' 청주 정착"

화성8차사건 누명 벗는 윤씨
20일 도내 기자들과 만나 대화
"청주 정착에 많은 분 도움 억울한 이 위해 일하고 싶어"

  • 웹출고시간2019.11.20 21:21:09
  • 최종수정2019.11.20 21:21:09
[충북일보 강준식기자] 20대 초반의 청년은 어느새 50대 중년이 됐다. 그의 청춘은 잘못된 경찰 수사가 앗아갔다.

하지만,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그의 표정은 처음과 달리 많이 밝아진 모습이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청주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한 뒤 출소한 윤모(52)씨를 만났다.

윤씨는 "재심이 잘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 뒤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정도 보고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1989년 검거돼 청주교도소에 입감된 윤씨는 2009년 출소했다. 정확히 20년간 옥살이를 하고, 사회에 복귀한 지 10년 됐다.
10년 전 교도소에서 출소한 윤씨는 갈 곳이 없었다. 이때 인연을 맺게 된 곳이 청주지역의 교화복지시설인 '뷰티플라이프'다.

20년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다 보니 그에게는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3년 동안 청주지역에서 생활을 이어갔다. 일자리를 얻어 기술도 배웠다.

윤씨는 "청주에서 알게 된 지인인 '박 선배'가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라며 "현재까지도 같이 일하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과 생활하는 곳이 청주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주에 정착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는 "갑자기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해 물을 것이 있다며 경찰들이 찾아왔다. 이후에는 다들 알다시피 재심에까지 이르렀다"며 그동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마음을 편히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많이 알려지다 보니 이웃들이 알아봐 마주치면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는 이웃도 있다"고 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재심을 해야 하는 그는 청주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윤씨는 "수원에 돌아가도 아는 사람이 없어 정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청주에서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이웃들만 도와주면 이곳에서 오래 살고 싶다"고 전했다.

윤씨에게는 두 가지 소원이 있다. 하나는 그를 키워준 어머니의 가족들을 찾는 것과 다른 하나는 자신과 같은 억울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도우며 사는 것이다.

그는 "소아마비를 앓던 내가 지금 걸을 수 있는 것은 어머니가 저를 강인하게 키웠기 때문"이라며 "어머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만, 강인했던 어머니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어머니의 고향이 진천군이라고 설명했다. 가족관계증명서상 진천으로 기재돼 있었고, 진천이 고향이라는 어머니의 말이 어렴풋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는 "사신지 안 사신 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니가 진천에서 태어났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있다"며 "어머니의 성함은 '박금식'이다. 꼭 찾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심에서 승소한다면 앞으로 억울한 이들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를 마친 윤씨의 뒷모습은 어느때보다 당당해보였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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