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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단풍을 보러 여행을 떠난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며 가족의 정을 돈독하게 해주기 때문에 좋고, 모임에서 떠나는 여행이 더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올 해도 어김없이 가을이면 떠나는 동문들의 모임에서 진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일생을 사계절과 비교하면 모두 현역에서 은퇴하여 가을과 어울리는 희끗 희끗한 반백이나 백발의 머리에다 인생이 익어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실버세대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부부동반으로 관광버스 한 대에 올라 내륙고속도로 충주 IC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니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산에는 단풍이 아름답고 들판에는 황금물결이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40년 가까이 된 이 모임은 고등학교 동문으로 초·중·고·대에서 근무했던 교원들이 모임을 만들어 동문선후배 간에 우의를 다지고 있는데 정년을 한지도 벌써 10여년을 넘어서고 있다. 정년 후 에도 모임에 대한 애정은 변치 않고 이어지고 있다. 설악산 한계령 계곡의 아름다운 주전골 단풍과 지난해는 밀양 영남루와 표충비의 신비함을 느꼈고, 만어사의 경석을 보며 바닷물고기가 살아서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석양의 노을을 바라보며 위양지 호수를 한 바퀴 돌며 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그 동안 주왕산, 대천 천리포 수목원, 삼척 환선굴, 강릉과 고성 등 바다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갈 때는 싱싱한 활어 회를 먹으며 맛 기행도 겸하니 여행이 더욱 즐거웠다. 일행은 진주를 상징하는 영남제일의 명승지인 촉석루(矗石樓)가 있는 진주성 공북문(拱北門)을 통해 입장하였다. 남강에서 펼쳐진 유등축제 때 사용했던 조형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바라보는 촉석루는 매우 웅장하였다. 촉석루는 남원 광한루, 밀양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이다. 한 건물에 촉석루와 남장대(南將臺)라는 두 개의 현판이 걸려 있는데 평소에 남강의 경치를 즐기면서 휴식의 장소로 쓰일 때는 '촉석루'라는 누각으로 사용되지만, 전쟁이 일어나거나 남해안에 왜구가 침입했을 때는 '남장대'라는 군사 본부가 설치되기 때문이라 한다. 촉석루하면 논개(論介)가 유명한데 누각 옆에 영정을 봉안한 의기사(義妓祠)가 있다. 임진왜란 2차 진주성 싸움에서 함락되고 민·관·군이 순절하자 논개는 원수를 갚기 위해 왜장을 의암으로 유인하여 양손에 반지를 모두 낀 채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빠져 순국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촉석루(矗石樓) 삼장사(三壯士)詩를 보면, 矗石樓中三壯士(촉석루중삼장사)촉석루 위 마주 앉은 세 장사들은 / 一杯笑指長江水(일비소지장강수)한잔 술로 웃으면서 남강 물을 가리키네. / 長江之水流滔滔(장강지수유도도)남강 물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흘러가니 / 波不渴兮魂不死(파불갈해혼불사)강물이 마르지 않는 한 넋도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한시(漢詩)가 그 시대를 회고하게 해준다. 오후엔 진양호 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관람하고 진주수목원으로 향했다. 산림박물관을 먼저 둘러보고 자연을 살려서 조화롭게 가꾼 식물원 동산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버스에 올랐다. 선배 교장 한분이 정년을 하고 서울에 사시면서 "황금연못"에 나오셔서 늙지도 않는다고 부러워하던 분이 며칠 전 폐렴으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이야기가 화재거리가 되어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게 하였다. 교수를 하신 동문은 무릎 연골이 닳아 수술을 연기하고 여행을 왔다고 하였다. 나이 들면 걸음도 어기적거리게 되고 건강이 관심거리가 된다. 튼실한 과일처럼 익어가는 인생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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