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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상처받은 영혼들

불가사의한 핏빛 풍광, 유쾌함으로 풀어내다
러시아 작은 마을서 잇단 의문의 살인
욕망·음모 속 추악한 비밀 수면 위로
인간이 가진 발칙한 욕망에 주목

  • 웹출고시간2019.09.05 11:03:50
  • 최종수정2019.09.05 11:03:50

상처받은 영혼들

알리사 가니에바 지음 / 열아홉 / 312쪽

어느 비 오는 밤, 니콜라이는 낯선 남자를 차에 태운다.

남자는 별안간 차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니콜라이는 그를 빗길에 내버려두고 도주한다.

머지않아 죽은 남자가 주 장관인 Žc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는 파문이 인다.

니콜라이의 직장 상사인 세묘노바는 Žc진과 내연관계를 유지해 왔던 아름다운 여자 사업가다.

그는 수많은 남자들과 거리낌 없이 관계를 맺으며 화려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보스를 잃은 비서 레노치카 역시 Žc진을 연모했었는데, 그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금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발목을 잡았던 가난을 떠올린다.

그녀는 세묘노바가 범인일 거라 의심하고 사건의 수사를 맡은 빅토르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학교 교장인 엘라 세라게예브나는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보다 세묘노바에 대한 증오심에 휩싸여 급기야 공연장에서 그녀와 몸싸움을 벌이고, 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일파만파 퍼져 나간다.

마약에 중독된 아들로 인해 속상해하던 타냐는 우연히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고 자신의 불행에 한없이 무심한 이웃들과 세상에 앙심을 품게 된다.

그러다 반지를 훔치러 들어간 집에서 주인집 아주머니의 죽음을 목격한다.

화려한 미술 박람회에서는 잇따라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놓고 무책임한 추문들이 오간다.

Žc진과 내연관계인 여성 사업가 세묘노바의 절친한 사제인 일류센코와 수사를 맡은 빅토르 사이에 영원히 지켜질 것만 같았던 비밀이 어느새 수면 위로 드러난다.

러시아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활기차고 매혹적인 추리 서사를 담은 이 책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돼 소개되는 가니에바의 작품이다. 추리, 서스펜스, 폭력이 매혹적으로 버무려진 장편 스릴러다.

작가는 선의와 양심을 가진 사람들을 도무지 찾기 힘든 이 서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발칙한 욕망에 주목하고, 이를 애정 어린 관심과 유쾌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러시아 소설은 그동안 국내 독자들에게 인간의 위대함과 이념을 말하는 지난하고 무거운 인상을 줘 왔다.

그래서 소란스럽고 활기에 찬 러시아의 오늘을 담은 이 책의 내용은 조금 낯설다.

작가 알리사 가니에바는 1985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코카서스 지방의 다게스탄으로 이주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2009년 '굴라 히라체프'라는 남성 필명으로 발표한 소설 '살람, 달갓'은 최고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러시아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작가는 2015년 발표한 '신부와 신랑'으로 러시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모스크바 문화예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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