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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19 20:25:51
  • 최종수정2019.08.19 20:25:51
[충북일보] 계절의 시계가 빨라지니 고향 생각이 부쩍 잦아지는 시간이다. 고향은 언제나 애틋하고 간절하다. 객지생활이 고달프고 힘들수록 더 달려가고 싶은 곳이다. 하루 반나절 시대, 디지털 시대에도 귀향본능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해외는 물론 서울 등 객지에 정착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고향사람 찾기'다. 시·군민회나 향우회 등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번성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런 향우회가 고향에 민폐나 끼치는 단체로 전락하고 있다. 크고 작은 향우회도 정치 도구화되거나 이권 등으로 사분오열 되고 있다.

충청지역 향우회도 예외가 아니다. 충청향우회 전 총재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충청향후회 전 총재(75)였던 김 모씨는 지난 15일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청주지법 신우정 영장전담판사는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B(54)씨 등 4명에게 "종중 소유의 땅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속여 모두 9억8천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다. 김 씨 바로 직전 총재였던 류 모(82)씨도 지난해 공금유용 및 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돈 문제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국회의원 5선의 류 씨는 주변 지인 등에게 대통령 선거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다. 충청향우회를 이끄는 인사들이 어느 날인가부터 각종 비위로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향우회 위상을 떨어트리고 사분오열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충청향우회는 '회원 상호간 친목과 상부상조를 ·도모하고 향토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공익법인이나 이익단체도 아닌 순수한 친목모임이다. 그리고 충청향우회 총재는 임기 내내 재경 충청인 신년교례회 주관 등 각종 역할을 맡는다. 충청인의 고향 같은 구심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직 총재가 2명씩이나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충청향우회가 반성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김 씨는 청주 출신이다. 2017년 12월 700만 충청지역 출향인사 대표로 선출돼 조명을 받았다. 충북 출신 최초 충청향우회 총재로 기록되며 충북의 자랑이 됐다. 그런데 이런 수식어가 김 씨의 구속으로 물거품이 됐다. 되레 부끄러워졌다. 향우회 내에서 그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여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김 씨는 피소되기 전인 지난 3월 건강상의 이유로 총재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각종 향우회들이 이익집단으로 변질된 사례는 많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들이 정치적 생명연장을 위해 여러 단체의 이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충청향우회가 정치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다른 향우회들이 스스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은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표를 빌미로 이익을 챙겼다.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폭력을 저지른 셈이다. 지연을 배경으로 한 연고주의가 학연만큼이나 강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향우회가 대표적이다. 정치 선거판에서 늘 위력을 발휘해 심각하다. 물론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향우회는 정서적 끈끈함이 강할수록 강해진다. 집단 나름의 일체감과 이해관계를 쉽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집단적 일체감은 때때로 개인의 판단력을 흐리고 개인의 정의감을 억압하기도 한다. 합리적인 게 아니라 집단의 본능과 이기심의 발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충청향우회는 충북·대전·세종·충남 등 4개 광역시도 재향 출향향우들로 구성됐다. 현재 1천200명의 회원(162개의 지역향우회 및 해외 출향향우단체로 구성됨)들이 활동하고 있다. 상당수 구성원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충청권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특히 총재의 영향력은 지방차지 이후 훨씬 더 커졌다. 충청향우회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충북 등 충청권 발전에 기여하는 단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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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