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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채근담(菜根譚)에 나오는 산거청쇄(山居淸洒)라는 문장은 "산중에 살면 가슴이 맑고 깨끗하다."라는 내용이다. 봄철 내내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미세먼지를 피해 숲이 우거진 산중으로 들어가면 정말로 가슴이 맑아지고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명문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산중에 살면 가슴이 맑고 깨끗하여 접촉하는 사람마다 모두 아름다운 생각이 든다. 외로운 구름과 들에 나는 학(鶴)을 보면 속세를 초탈한 생각이 일어나고 돌 틈으로 흐르는 샘물을 만나면 씻어버릴 생각이 든다. 늙은 향나무와 매화나무를 어루만지면 굳은 절개가 치솟고, 백사장의 갈매기와 사슴을 벗하면, 번거로운 이름을 다 잊게 된다. 만일 한번 속세로 뛰어들면 사물과 상관하지 않는다 하여도 곧 이 몸도 무용지물에 속하리라"(山居,胸次淸洒,觸物皆有佳思。見孤雲野鶴,而起超絶之想,遇石澗流泉,而動澡愛吃·,撫老檜寒梅,而勁節挺立,侶沙鷗麋·,而機心頓忘 若一走入塵寰,無論物不相關,卽此身亦屬贅旒矣) 이 문장의 요점은 자연 속에서 참된 삶을 모색(摸索)하라는 내용의 글이다. 한반도 주변의 정세가 수시로 요동치는 뉴스를 보다가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가슴이 답답할 때 채널을 돌리다보면 이내 마음이 편해지는 프로그램이 있다. 시청률이 높은 모 종편방송에서 만든 "나는 자연이다."라는 프로그램은 채근담에 나오는"산거청쇄"와 연결된 느낌을 받게 된다. 자연속의 숲을 배경으로 펼쳐져 우선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인 자연인의 사연을 들어보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산에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사업에 실패하였거나 사기를 당하여 속세의 삶의 싫어 혼자서 자연 속에 살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개그맨 두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자연인과 2박 3일간 생활하는데, 자연인의 진솔한 삶을 재미있게 연출하는 기획의도가 성공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프로그램은 기성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말이나 휴가철이 되면 계곡의 야영장은 예약을 하지 않고는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자연 속에 들어와서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며 심신의 안정을 되찾으려는"산거청쇄"라는 명문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필자도 젊은 시절에 야영을 좋아하였던 추억이 떠오른다. 어릴 때 따라다니던 자녀들이 성장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계곡의 숲속에 마련된 야영장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다. 세 자매 가족이 캠핑을 할 때 몇 차례 다녀왔는데 자연과 떨어져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되는 것 같다. 한 두 명의 자녀만 기르는 세대들의 자연 체험 장으로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하였다. 삼겹살을 숯불에 구워 상추쌈에 싸서 먹는 재미도 있지만 저녁에 별을 바라보며 모닥불을 피워놓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가족이 화목해지는 것 같았다. 모닥불이 다 탈 무렵 군고구마를 구워서 숯검정을 입가에 묻혀가며 노랗게 익은 고구마를 먹는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자연인들도 한두 가지 반찬으로 야외에서 맛있게 먹는 음식은 고급음식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자연 속에서 직접 가꾼 무공해 채소와 과일 등으로 별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는 시청자들에게도 군침을 삼키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자연인은 60대 이상이 많은데 혼자의 외로움과 식사문제, 빨래 등의 고충이 많으리라 생각되지만 자연에 순응하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는 자연인 이야말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전의 명문장과 함께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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