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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수탉 몬다의 여행

수탉 몬다와 함께 넘나드는 '興의 여정'
낯설고 실험적인 연작시 환상적 서사로 풀어내
"읽는 이를 잠시나마 붙들어 줄 수 있는 작품이길"

  • 웹출고시간2019.06.20 14:05:22
  • 최종수정2019.06.20 14:05:22

수탉 몬다의 여행

김현서 지음 / 문학동네 / 104쪽 / 1만500원

[충북일보] 1996년 계간 '현대시사상'으로 등단해 2006년 '코르셋을 입은 거울', 2016년 '나는 커서' 두 권의 시집을 펴낸 김현서 시인의 첫 동시집이 나왔다.

김현서는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다시 한번 등단하며 동시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하마똥'으로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동시집 '수탉 몬다의 여행'은 찬란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가득하다.

수탉 몬다의 여행 1부터 11까지 연작시 11편으로 이뤄진 2부는 김현서 동시만의 색깔과 이상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 책 속과 책 밖, 동시의 안쪽과 경계 저 너머의 세계까지 가벼운 걸음으로 드나드는 과정은 읽는 이의 흥을 고취한다.

몬다는 날고 싶은 수탉이다. 시집을 펴면 달개비처럼 파란 바다를 건너 덩치가 커다란 바위산을 넘어 푹신한 늪을 지나 몬다가 사는 물컹팔랑 마을로 초대된다.

달개비 파랑으로 머릿속을 씻어내고, 큰 바위산 같은 현실을 가뿐히 뒤로하고, 푹신한 늪을 한 발씩 딛어 감각을 깨우며 도착한 물컹팔랑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몬다는 이 마을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이내 우리는 몬다를 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몬다를 만난 적이 있다. 모두의 마음 속에서 힘 있게 홰치던 볏이 높은 수탉이다.

특별한 설명 없이 웃음을 자아내는 자연스러운 글솜씨는 꽁꽁 뭉쳐 있던 마음들을 열어젖힌다.

'달달 달콤한 사탕// 얄얄 얄미운 사탕'에서 동글동글 구르는 리듬과 위트는 동시를 읽는 본연의 재미를 충실히 실어 나른다.

화가 홍지혜의 그림들도 이번 동시집에 큰 활기를 불어넣었다.

동시로서 다소 낯설고 실험적인 11편의 연작 형식이 환상적인 서사로 매끈하게 엮일 수 있었던 데는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하고 상상의 물꼬를 열어 주는 일러스트가 알맞은 공헌을 했다.

동시집의 첫머리에는 이 동시집이 읽는 이를 잠시 붙들어 줬으면 한다는 시인의 바람을 밝혀 뒀다.

작가는 시인의 말을 통해 "나는 자주 누군가 흘린 말들을 주워 모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누군가 겪었음 직한 일들을 나열해 놓고 퍼즐을 맞춘다. 노을이 지고 별이 뜰 때까지 열중한다. 그리고 울고 웃는다. 나와 통하는 게 별로 없어도 찾아와 준 것이 고마워서, 내가 수탉이든 애벌레든 애벌레가 뜯어먹다 남긴 배추든 상관하지 않고 나를 잠시나마 붙잡아 준 것이 고마워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동시집도 여러분에게 그랬으면 좋겠다. 바람이 눈꽃이 강아지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이라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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