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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문학평론가

 좋은 사회에서는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칭송이 따른다. 칭송의 방법은 다양하다. 은혜를 베풀어 남을 감동시킨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조그마한 은혜를 베풀어도 사람들은 우러러 칭찬을 한다.

 1910년 8월 29일에서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에게 36년간 식민지통치를 받다 1945년 8월 15일 독립이 돼 1948년 8월 14일까지 3년간 미국의 신탁통치를 거처 1948년 8월 15일 상해임시정부 법통을 이어 대한민국정부가 수립 어수선한 상황에서 1950년 6월 25일 남과 북으로 갈려 전쟁을 치렀다. 36년간 일본에게 착취를 당하고 또 6·25전쟁으로 국가도 국민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외국에서 보내온 구호물자에 의존해 살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 거지가 득실거렸다.

 그 시절 충북 음성에 최귀동이라는 노년의 거지가 있었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일제 식민지시절에 음성 부자 집 아들이었다. 그런 그가 식민지시절 일제에 끌려가 일본에서 공장근로자로 지내다 광복이 돼 귀국 고향을 찾았다. 부모형제는 죽고 일가친척은 뿔뿔이 흩어져 갈 곳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거리를 떠돌며 구걸을 했다.

 그 땐 구걸하는 사람이 최귀동 할아버지 그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거리에는 거지가 줄을 이었다. 곳곳에 거지가 득실거렸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몸이 성하지 못한 병든 거지, 늙은 거지들을 보고 자신도 나이를 먹고 갈 곳이 없어 구걸을 하지만 건강한 것만도 다행이다 싶었다. 비록 구걸은 해도 얻어먹을 힘이 있어 자신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병들고 늙은 거지들을 다리 밑에 모아 거적으로 바람막이를 해놓고 먹여 살렸다.

 그 수가 적지 않게 20여 명이나 됐다. 그것을 알게 된 천주교 오웅진 신부가 그를 도왔다. 오웅진 신부가 그 거지들을 모아 만든 것이 지금의 음성꽃동네다.

 거지 최귀동 할아버지는 비록 가진 것 없이 구걸은 했어도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으로 은혜를 베풀어 선행을 실천한 훌륭한 사람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가 베푼 선행에 대해 음성꽃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많은 사람들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은혜의 값은 돈이라는 재물로 환산할 수 없이 무한하다. 재물을 놓고 아옹다옹하는 사람들 최귀동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깨달아야 한다.

 비록 구걸을 해서 늙고 병든 거지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지만 도와 덕으로 얻은 명예라서 권력으로 얻은 명성보다 값지고 오래 오래 전해진다. 또 도와 덕으로 얻은 명예는 권력이나 총칼로 빼앗을 수도, 지울 수도 없다.

 자연스럽게 피어난 꽃이 뿌리도 깊고 가지도 무성해 보다 더 번식하고 오래오래 가듯 은혜로 얻은 명성은 그 끝이 없다.

 은혜 베푸는 것 가진 자만의 몫이 아니다. 거지 최귀동 할아버지처럼 마음이다. 가진 것 없어도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베푸는 일이다.

 은혜 베풀겠다는 마음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사람이 많은 사회는 밝은 사회다.

 20세기 이후 인류는 물질에 현혹돼 정신이 온통 탐욕에 묻혀 살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인간은 모름지기 도와 덕으로 살아야 한다.

 은혜를 베푼다는 것 쉽지 않다. 하지만 마음만 있으면 어렵지 않는 것이 선행이자 베푸는 것이다. 양보 또한 베푸는 것이다. 거리에서 길을 양보하는 것, 거리 쓰레기 하나라도 치우는 것, 하찮은 것 같지만 그것 또한 선행이다. 은혜와 칭송이 함께하는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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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